산소 농도 30% 급증과 육식공룡 '친디사우루스' 출현 일치
북미지역에서 약 2억1천500만년 전 대기 중 산소 농도가 30%가량 급증할 때 공룡이 출현하기 시작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 지구화학 학술대회인 '골드슈미트 콘퍼런스(Goldschmidt Conference)'에 따르면 미국 렌셀러 폴리테크닉대학 지구환경과학 조교수 모건 샬러 박사는 고대 암석에서 산소 농도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활용한 연구결과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학술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밝혔다.

샬러 박사 연구팀은 고대 탄산염 광물 안에 잡혀있던 미량의 가스를 추출해 질량분석계에 넣고 구성 성분을 분석했다.

이 암석들은 지금의 콜로라도 고원과 뉴어크 분지에서 채취한 것으로 초대륙 '판게아'의 적도 부근에 있었으며 약 1천㎞ 거리를 두고 동시에 형성됐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 약 300만년 사이에 대기 중 산소 농도가 15%에서 19%로 급증한 것을 확인했다.

현재 대기 중 산소 농도는 21%다.

연구팀은 대기 중 산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떨어진 것을 확인했으나, 산소가 급증한 원인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샬러 박사는 "대기 중 산소농도 변화가 지구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놀라운 것은 산소 농도 증가가 절정에 달했을 때 북미 열대지역에서 '친디사우르스(Chindesaurus)'라는 첫 공룡이 출현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친디사우르스는 몸길이 2m, 키 1m의 육식공룡으로 '애리조나주 석화림국립공원(Petrified Forest National Park)'에서 처음 발견됐다.

북미 열대지역에서 처음 출현해 북미지역으로 퍼져나갔다.

몸집이 큰 초식공룡인 용각류는 친디사우르스에 뒤이어 출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약 2억1천500만년 전 환경변화와 공룡의 진화적 다양성이 일치하는 점을 보여주고 있지만 대기 중 산소 농도 증가가 유일한 변수가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브리스틀대학의 마이크 벤튼 교수는 논평을 통해 "초기 공룡은 매우 작았지만 대기 중 산소농도 증가가 종종 몸집 크기 확대 흐름과 연관돼 있다"면서 "남미에서는 이미 2억3천200만년 전에 공룡이 출현했지만, 북미에서 산소의 증가가 공룡의 출현과 일치한다는 결과는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