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제장관 이어 외교장관도 가세 "키르치네리즘 2.0에 불과"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아르헨티나 좌파 대선후보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에 이어 이번엔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장관이 나서 아르헨티나 대선 좌파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에 맹공격을 가했다.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아라우주 장관은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과 회견을 통해 페르난데스 후보를 러시아 전통 인형인 '마트료시카'(Matryoshka)에 비유했다.

브라질 보우소나루 정부, 아르헨 좌파 대선후보 때리기 집중
아라우주 장관은 "페르난데스 후보의 뒤에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고인이 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있다"면서 페르난데스 후보는 '키르치네리즘(키르치네르 주의) 2.0'에 불과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키르치네리즘은 아르헨티나에서 12년간 '부부 대통령' 시대를 연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부인인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정치철학을 이르는 표현이다.

두 사람은 중남미의 대표적인 포퓰리즘을 상징하는 페론주의의 좌파진영에 속한다.

아라우주 장관의 발언은 부부 대통령을 '키르치네리즘 1.0', 페르난데스 후보를 '키르치네리즘 2.0'으로 표현한 것이다.

브라질 보우소나루 정부, 아르헨 좌파 대선후보 때리기 집중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페르난데스 후보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큰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아르헨티나에서 '좌파 도적들'이 권력에 복귀하기 시작했다"면서 "아르헨티나가 베네수엘라의 길을 따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날에는 10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대통령 후보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와 부통령 후보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가 승리하면 은행에서 대규모 현금 인출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며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게지스 장관은 지난주 아르헨티나가 시장개방을 거부하면 브라질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페르난데스 후보는 아르헨티나 TV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인종 차별주의자·여성 혐오주의자이자 폭력적 인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페르난데스 후보는 47.7%를 얻어 마크리 대통령(32.1%)을 15%포인트 이상 앞섰다.

아르헨티나 대선 1차 투표는 10월 27일 시행된다.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득표율이 40%를 넘으면서 2위 후보와 격차를 10%포인트 이상 벌리면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으면 1차 투표 1·2위 후보가 11월 24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리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