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격화하면서 홍콩 시위와 관련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의 루퍼트 호그 최고경영자(CEO)는 16일 퇴진했다. 존 슬로사 캐세이퍼시픽 회장은 성명을 통해 “호그 CEO가 최근 사태와 관련해 회사 지도자로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밝혔다.지난 5일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주도한 총파업에 캐세이퍼시픽 직원 약 2000명이 동참해 항공기 수백 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이후 중국민용항공총국(CAAC)은 캐세이퍼시픽의 미흡한 대응으로 항공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면서 시위에 참여했거나 지지를 표시한 모든 직원을 중국 본토행 비행 업무에서 배제하라고 명령했다.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미국 사이트에서 홍콩 시위와 분리주의 운동을 지지하는 문구를 담은 티셔츠를 판매해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중국인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마존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했다. 중국을 떠나라”고 비난을 퍼부었다.중국 네티즌은 홍콩 시위와 관련이 없더라도 홍콩과 마카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표기하기 않은 글로벌 기업들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공격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모델인 아이돌 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레이는 13일 삼성전자 공식 글로벌 웹사이트에서 국가·지역의 표기가 불분명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어긋난다며 모델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도 화살을 피해 가지 못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일부 모델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대만과 홍콩에서 쓰는 중국어 번체자로 설정했을 때 도시 선택에 ‘대만 타이베이’라고 나온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며칠 새 이탈리아 패션업체인 베르사체와 지방시, 미국 코치와 캘빈클라인, 보석 브랜드 스와로브스키, 일본 아식스 등이 홈페이지에서 홍콩 등을 별도 국가로 표기해 비난을 받은 뒤 중국 소비자들에게 사과했다.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알뜰폰) 사업을 추진 중인 국민은행이 알뜰폰사업자 중 처음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출시한다. 금융·통신을 융합한 첫 혁신 서비스가 업계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다음달 ‘KB 알뜰폰’을 시범 출시한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시장 핵심 전략은 5G, 반값 요금제, 고급폰 등 세 가지다. 5G 통신망은 LG유플러스에서 빌린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출시 예정) 등 최신 기종에 집중해 요금제 마케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금융그룹 계열사 고객에게는 기존 통신사의 반값 수준에서 요금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국민은행은 통신요금을 최대한 낮춰 금융거래 고객 확보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알뜰폰사업 진출을 결정한 것도 모바일금융 시대에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면 신규 금융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KB 알뜰폰에서는 KB금융 관련 거래 및 인증 절차가 획기적으로 간소화된다.국민은행의 알뜰폰사업은 지난 4월 발표된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 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추진할 수 있었다. 국민은행의 알뜰폰사업은 최장 4년간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허인 국민은행장의 '5G 알뜰폰' 승부수…"금융+통신 융합"지난 7일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노트10 언팩(공개) 행사장에서 허인 국민은행장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의 ‘깜짝 만남’이 성사됐다. 삼성전자가 알뜰폰 사업을 준비 중인 허 행장을 특별 초청한 자리였다. 두 사람은 이날 공개한 노트10을 비롯한 갤럭시 최신 휴대폰을 KB 알뜰폰 마케팅에 집중 활용하기로 뜻을 모았다.국민은행이 준비 중인 ‘알뜰폰’이 다음달 베일을 벗는다. 오는 9월 시범 서비스를 거친 뒤 10월 정식으로 시장에 내놓는다. 국민은행 ‘KB 알뜰폰’ 서비스의 핵심은 고급 휴대폰·5G·반값 요금제다. 이 세 가지로 기존 알뜰폰과 차별화를 추구한다. 알뜰폰 사업으로 끌어들인 소비자들을 신규 금융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게 국민은행의 전략이다. 허 행장은 “알뜰폰 서비스로 통신·금융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고급 기종·5G·반값 요금제 ‘혁신’국민은행이 삼성전자와의 협업에 사활을 건 것은 알뜰폰들에 대한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지우기 위해서다. 기존의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은 대부분 보급형 기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고급형 기기 위주의 요금제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트렌드를 이끄는 이들을 먼저 공략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갤럭시S10, 노트10, 갤럭시폴드(9월 출시) 등이 대상이다.고급 기종 위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만 요금 수준은 기존 통신사보다 절반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요금 구조도 단순하게 설계할 계획이다. 음성 통화와 문자는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가격은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달라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신사별로 요금제 종류가 최대 40여 개”라며 “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요금제가 비싼지 저렴한지도 구분하기 힘든 상황을 KB알뜰폰 서비스에선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LG유플러스의 5G망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알뜰폰보다 통신 사용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KB 알뜰폰’ 가입 방법은 기존 알뜰폰 가입 절차와 같다. 국민은행 전용 유심(USIM)을 구입해 휴대폰에 넣으면 된다.모바일뱅킹 인증절차 대폭 축소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신규 금융고객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이다. 모바일금융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과 금융을 융합한 서비스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다고 봤다. KB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휴대폰 안에 국민은행 관련 앱(응용프로그램)이 자동 설치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앱이 자동 설치되는 걸 불편해하는 소비자도 있어 어떤 방식으로 국민은행 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거래 절차도 대폭 간소화된다. 아이디 인증,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 등 기존 7단계로 이뤄졌던 금융 거래가 2단계로 줄어든다. 유심이 인증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앱을 열고 원하는 거래 버튼만 누르면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유심으로 모든 정보가 인증되기 때문에 지금보다 편리하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국민은행은 장기적으로 KB 알뜰폰에서 국민은행 거래뿐 아니라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등 KB금융그룹 전체 계열사의 금융거래도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앱 하나로 은행·카드·보험거래가 가능한 방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알뜰폰 사업에 힘을 실어준 것도 금융그룹 전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사업 잠재력을 알아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삼성전자 3개 사업부문의 대표 품목들이 올 상반기에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며 ‘세계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에 대해선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경제 보복, 중국 업체의 추격 등 불확실성 요인이 겹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란 평가가 나온다.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IM(정보기술&모바일), CE(소비자가전) 부문의 대표 품목인 D램, 스마트폰, TV의 올 상반기 점유율이 지난해 평균치를 웃돌았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기준 삼성전자의 상반기 D램 점유율은 44.1%로 지난해(43.9%)보다 소폭 높아졌다. 스마트폰은 상반기 18.3%의 점유율(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집계)로 지난해(17.4%)보다 0.9%포인트 상승하며 ‘글로벌 선두’를 유지했다. TV 역시 점유율 29.2%(IHS마킷 판매액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해(29.0%)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기술력을 토대로 주력 제품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경제 전쟁, 중국 업체들의 공세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