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상장 항공사 여섯 곳의 시가총액이 한 달 반 사이에 1조30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공식화하는 등 양국관계가 악화하자 휴가철임에도 일본 여행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항공사 여섯 곳의 합산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은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4조8012억원이다. 이는 지난 6월 말 6조1003억원에 비해 1조2991억원(21.3%) 쪼그라든 것이다.

대표적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의 주가는 이 기간 3만3150원에서 2만3050원으로 30.5% 내려갔다. 다른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33.9%)와 에어부산(-11.2%), 티웨이항공(-27.8%)도 주가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31.07%)과 아시아나항공(-9.65%)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제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기피 움직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한국 국제선 여객 노선에서 일본 노선이 차지한 비중은 26%에 달했다”며 “근거리 노선을 주로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들은 일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6개 상장 항공사는 올해 2분기 일제히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