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마찰로 미 농가 '불똥'…글로벌 농산물 수급도 '흔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 추가관세에 中 수입중단 보복…브라질·러시아, 중국 시장에 눈독
표밭 '변심' 조짐…트럼프 재선 전략에도 '그림자'
미중 무역마찰 격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밭인 미국 농가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에 대한 대응조치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키로 한 중국이 브라질, 러시아 등 다른 농업대국에 접근하자 농산품 가격 하락 압력도 커지고 있다.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미중 양국의 경제전쟁이 세계의 농산물 수급체계를 흔들기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대선 전략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가 12일(현지시간) 오전 8월 곡물수급 상황을 발표하자 시카고 시장의 이날 옥수수 가격은 가격 제한폭까지 급락했다.
농무부는 중서부의 홍수피해가 예상보다 가벼운 것으로 조사됐다며 예상 생산량을 전달 보다 늘렸다.
감산을 예상했던 시장은 허를 찔린 격이 됐다.
옥수수 가격은 5월 중순 이래 최저가를 기록, 3개월 정도에 걸쳐 계속해온 상승분이 한 순간에 날아갔다.
미국 농가의 고민은 가격하락만이 아니다.
미국은 2016년 중국에 214억 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수출했으나 양국의 대립이 격화한 작년에는 91억 달러로 급감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키로 했다.
농산물이 정쟁의 도구가 되는 바람에 오랜 기간에 걸쳐 중국 시장을 개척해온 미국 농가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때를 놓칠세라 브라질과 러시아 등의 농업대국이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대두 수출실적에서 이미 미국을 앞지른 브라질은 농산물 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카고 농업 컨설팅업체인 애그리소스의 조사 직원인 댄 밧시는 "내년에는 (브라질의) 옥수수 수출도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소맥 수출국인 러시아도 중국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러시아는 2035년까지 700억 달러를 들여 대규모 증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중국도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농산물 조달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 농무부의 '중국의 해외농업투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천30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260억 달러를 투자했다.
투자대상국도 무려 100여개국에 이른다.
미중대립 격화는 거대 중국 시장을 겨냥한 각국의 농산물 증산을 촉진하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증산에 따른 국제가격 하락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일리노이주의 농부인 제임스 맥큔(55)은 이대로 가면 "인근 농가의 절반이 파산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 농가들은 전대미문의 홍수로 농지가 물에 잠겨 파종조차 하지 못한 농가가 적지 않다.
농기구 구입 비용 상환에 곤란을 겪는 농가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연재해와 미중 무역마찰로 이중고를 겪는 농가에 작년에 120억 달러, 올해 5월에는 16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손실을 100% 보상할 수는 없다.
미국 농가는 농산물이 정쟁의 도구가 될 때 마다 세계 곡물수출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의 대두 수출금지조치는 대두 수입의 90%를 미국에 의존하던 일본에 수입국 변경을 압박, 일본의 거액 투자로 브라질을 세계 최대의 대두 생산국으로 밀어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1980년 카터 대통령이 단행한 러시아에 대한 소맥금수조치도 미국 농가의 파산과 농업 대불황을 불러왔다.
미국 농가는 지금 과거와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다.
농가부채는 80년대 이후 최고수준이다.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할 위험이 커지는 추세다.
케리 리트코우스키 농무부 이코노미스트는 "농가의 재정은 확실히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골수 지지자들이 많은 농가는 재선을 노리는 현 대통령의 중요한 표밭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일부 농가에서는 변심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했던 일리노이의 농부 론 무어는 "다음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농업정책을 보고 나서 (누구를 찍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농가들이 애국심에서 트럼프의 대중 강경정책을 지지해 왔지만 이제 인내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표밭 '변심' 조짐…트럼프 재선 전략에도 '그림자'
미중 무역마찰 격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밭인 미국 농가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에 대한 대응조치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키로 한 중국이 브라질, 러시아 등 다른 농업대국에 접근하자 농산품 가격 하락 압력도 커지고 있다.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미중 양국의 경제전쟁이 세계의 농산물 수급체계를 흔들기 시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대선 전략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농무부가 12일(현지시간) 오전 8월 곡물수급 상황을 발표하자 시카고 시장의 이날 옥수수 가격은 가격 제한폭까지 급락했다.
농무부는 중서부의 홍수피해가 예상보다 가벼운 것으로 조사됐다며 예상 생산량을 전달 보다 늘렸다.
감산을 예상했던 시장은 허를 찔린 격이 됐다.
옥수수 가격은 5월 중순 이래 최저가를 기록, 3개월 정도에 걸쳐 계속해온 상승분이 한 순간에 날아갔다.
미국 농가의 고민은 가격하락만이 아니다.
미국은 2016년 중국에 214억 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수출했으나 양국의 대립이 격화한 작년에는 91억 달러로 급감했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추가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키로 했다.
농산물이 정쟁의 도구가 되는 바람에 오랜 기간에 걸쳐 중국 시장을 개척해온 미국 농가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때를 놓칠세라 브라질과 러시아 등의 농업대국이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대두 수출실적에서 이미 미국을 앞지른 브라질은 농산물 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카고 농업 컨설팅업체인 애그리소스의 조사 직원인 댄 밧시는 "내년에는 (브라질의) 옥수수 수출도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소맥 수출국인 러시아도 중국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러시아는 2035년까지 700억 달러를 들여 대규모 증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중국도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농산물 조달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 농무부의 '중국의 해외농업투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천30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이 260억 달러를 투자했다.
투자대상국도 무려 100여개국에 이른다.
미중대립 격화는 거대 중국 시장을 겨냥한 각국의 농산물 증산을 촉진하는 요인이지만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증산에 따른 국제가격 하락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일리노이주의 농부인 제임스 맥큔(55)은 이대로 가면 "인근 농가의 절반이 파산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 농가들은 전대미문의 홍수로 농지가 물에 잠겨 파종조차 하지 못한 농가가 적지 않다.
농기구 구입 비용 상환에 곤란을 겪는 농가가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연재해와 미중 무역마찰로 이중고를 겪는 농가에 작년에 120억 달러, 올해 5월에는 16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손실을 100% 보상할 수는 없다.
미국 농가는 농산물이 정쟁의 도구가 될 때 마다 세계 곡물수출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1973년 닉슨 대통령의 대두 수출금지조치는 대두 수입의 90%를 미국에 의존하던 일본에 수입국 변경을 압박, 일본의 거액 투자로 브라질을 세계 최대의 대두 생산국으로 밀어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1980년 카터 대통령이 단행한 러시아에 대한 소맥금수조치도 미국 농가의 파산과 농업 대불황을 불러왔다.
미국 농가는 지금 과거와 비슷한 상황을 맞고 있다.
농가부채는 80년대 이후 최고수준이다.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할 위험이 커지는 추세다.
케리 리트코우스키 농무부 이코노미스트는 "농가의 재정은 확실히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골수 지지자들이 많은 농가는 재선을 노리는 현 대통령의 중요한 표밭이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일부 농가에서는 변심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했던 일리노이의 농부 론 무어는 "다음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농업정책을 보고 나서 (누구를 찍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농가들이 애국심에서 트럼프의 대중 강경정책을 지지해 왔지만 이제 인내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