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열심히 한 기억밖에 없어요"
디원스, 긴 준비 기간 딛고 '데뷔' 날개
인사법이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두 번째 해보는 것"이라며 씩씩하게 한 목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이내 부끄러운 듯 다 같이 폭소를 터트렸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창피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다. 세계를 굴리자는 의미다"라고 말하는 이들은 풋풋하면서도 밝고 당찬 기운을 지닌 팀이었다.
디원스는 지난 1일 첫 번째 미니앨범 '웨이크 업 : 롤 더 월드(Wake up : Roll the World)'를 발매하고 정식 데뷔했다. 팀명에는 주사위를 뜻하는 '다이스'와 선두주자라는 의미의 '디 원스'를 합쳐 주사위 게임을 테마로 가요계에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멤버들은 데뷔 앨범에 '시작'의 의미를 녹여냈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팬들이 있다고 했다. 디원스는 "앨범은 주사위 게임을 통한 세계관의 시작"이라며 "타이틀곡 '깨워'는 디원스만의 잠들어있던 마음을 팬분들에게 깨워라고 표현하는 곡이다. 퍼포먼스도 와일드하고 느낌 있는 안무들로 짜여졌다"고 설명했다.
디원스는 멤버 모두 어딘가 낯이 익다. 전원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미 대중에 얼굴을 알린 탓일 테다. 팀은 JTBC '믹스나인'에 출연했던 김현수를 시작으로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나갔던 박우담, 두 프로그램에 모두 참가한 우진영, 조용근, 그리고 Mnet '소년24'에 출연했던 정유준까지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조용근은 "서바이벌 관련 이야기는 잘 안 한다. 앞으로의 디원스에 관한 이야기만 자주 한다"면서 "워낙 옛날부터 같이 오랫동안 연습을 해 와서 서로를 잘 안다. 다섯 명이 팀을 이루기로 확정하고 더 파이팅 넘치게 연습했다.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믹스나인'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나 데뷔의 꿈이 한차례 무산됐던 우진영은 "상처도 많이 받고 힘들었다"면서도 "그 후로 많은 활동을 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활동이란 멤버 김현수와 함께 미니앨범을 발매하고, 박우담, 정유준과 HNB로 스페셜 싱글 등을 내며 꾸준히 음악 작업을 해 온 것을 가리킨다. 우진영은 "아무것도 안 하고 연습에만 매진했다면 더 힘들었을 텐데 바쁘게 지내서 그나마 조금은 더 나았다"면서 "힘들다고 그대로 있기보다는 뭐라도 열심히 하는 게 극복하는데 더 도움이 됐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우진영과 마찬가지로 디원스 데뷔 전 활동은 다른 멤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됐다고. 김현수는 "'설레고 난리'를 할 때는 음악방송에도 나갔다. 먼저 경험을 했던 게 앞으로 디원스로서의 활동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 설 때는 조금 더 멋있게 나를 표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밝게 웃었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과 그 이후 데뷔를 향한 긴 준비 기간. 디원스가 밟아온 길은 분명 편안한 지름길은 아니었다. 그러나 멤버들은 서로 의지하며 최대한 즐겁게 데뷔를 향해 달려왔다. "팀워크는 어디 가서도 뒤처지지 않는다"라고 자신할 정도. 의지로 똘똘 뭉쳐 단단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이들은 과거에 연연해 '과욕'을 부리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며 '열정'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김현수는 "시간이 약이었다. 앞선 활동을 하면서 팬분들 앞에 섰던 걸 생각해보고, 무대 영상도 자주 찾아봤다. '만날 날이 얼마 안 남았으니 조금만 더 참고 버티자'라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조용근 역시 "힘든 시기는 없었다. 꾸준히 열심히 한 기억밖에 없다. 계속 발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멤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재밌어서 항상 즐겁게 연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디원스는 늘 곁에서 자신들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김현수는 "팬분들에게는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면서 "우리를 사랑해주는 것도 감사하고, 응원해주는 것도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우진영도 "데뷔하기까지 3년 정도 걸렸는데 정말 죄송할 정도로 기다려달라는 말이 많이 했다. 드디어 정식 데뷔를 하니까 미안한 마음은 살짝 내려놓을 수 있는 것 같다. 기다려주신 만큼 예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디원스의 어떤 모습을 기대해보면 좋을까. 박우담은 바로 "카멜레온같이 어떤 것이든 잘 소화해내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디원스는 "지금까지는 밝은 분위기를 보여드렸다. 이번에는 곡 자체가 와일드하고 섹시하다.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고, 또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는 데 중점을 줬다. 디원스의 색은 무궁무진하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김현수는 "다양한 걸 많이 보여드릴 거다. 이전과 비슷한 게 나올 수도 있고, 반대로 전혀 못 봤던 게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찰떡돌'이라는 수식어를 듣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가 주사위를 굴려서 뭐가 나올지 모르는 콘셉트지 않냐"면서 "어떤 것이든 찰떡같이 소화를 해야 한다"며 웃었다. 디원스의 목표는 분명했다. 차근차근 한 단계씩 성장하면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 김현수는 "단기적으로는 디원스의 이름을 국내에서 알리고,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다. 더 발전해 좋은 기회가 온다면 음악방송 1위도 하고 싶고, 신인상도 받고 싶다"고 밝혔다. 또 "장기적으로는 아주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단독 콘서트를 하고 싶다. 더 커지면 월드 투어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단, 디원스는 이 모든 목표를 꿈꾸기에 앞서 스스로 '노력'과 '꾸준함'을 전제로 걸었다.
"상 같은 건 열심히 하다 보면 따라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보다 항상 어디 가서든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고,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예인 병'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절대 그런 소리가 안 들리게끔 하는 게 저희의 또 다른 마음 속 목표예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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