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속 공포영화 감독이라는 설정에 끌려"

'암전' 서예지 "귀신 목소리, 목 조르면서 연기했어요"
"공포영화 속의 공포영화를 찍고 싶어하는 감독이라는 설정에 끌렸죠."
배우 서예지(29)가 오는 15일 개봉하는 '암전'으로 공포영화 주연에 도전했다.

서예지가 연기한 미정은 8년째 공포영화를 준비하던 신인 감독. 어느 날 후배로부터 지나친 잔혹함으로 상영이 금지된 영화에 대해 듣고 실체를 추적한다.

그럴수록 기괴하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미정은 이 영화에 더 집착하며 광기를 보인다.

종로구 삼청동에서 9일 만난 서예지는 "미정에는 연출을 맡은 김진원 감독의 모습이 많이 들어있다"고 했다.

"감독님이 독특한 생각을 많이 갖고 있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놀라도 소리를 잘 지르지 않는 미정의 모습은 감독님과 비슷해요.

그래서 제가 감독님을 관찰했는데 민망해하시더라고요.

(웃음) 불안할 때 손톱을 물어뜯는 장면도 감독님의 실제 모습이에요.

"
'암전' 서예지 "귀신 목소리, 목 조르면서 연기했어요"
금지된 영화에 집착하는 미정을 연기하기 위해 서예지는 폐극장과 폐가에서 여러 액션 장면을 소화해야 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광기를 부리는 무서운 장면인데, 저는 고생했던 것이 보여서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폐극장은 무섭기도 했는데, 먼지가 너무 많았어요.

만지고 구르고 해야 해서 힘들었죠."
실감 나게 공포를 전달하려고 직접 아이디어도 냈다고 한다.

서예지는 "미정이 도망가다가 조명기구에 걸려서 넘어지거나, 다리를 다쳐 절뚝거리는 설정은 내가 넣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암전' 서예지 "귀신 목소리, 목 조르면서 연기했어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귀신의 목소리 또한 서예지가 직접 연기한 것이다.

"제가 제 목을 조르면서 연기했어요.

기침하고 토할 정도로요.

연습하지 않고 바로 녹음에 들어가서 한 시간 넘게 했는데, 정말 힘들었죠. 제 노고가 담긴 귀신 목소리에요.

(웃음)"
2013년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로 데뷔한 서예지는 2017년 OCN 드라마 '구해줘'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구해줘'와 '암전'에 이르기까지 분위기가 어두운 작품에 잇달아 참여한 데 대해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싫지만은 않다"고 털어놨다.

"제가 목소리가 무겁고 저음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처음엔 고민이었는데, 여배우 중에서 목소리가 저음인 사람이 별로 없어서 지금은 축복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
"공포영화를 원래 좋아한다"는 서예지는 집에 있을 때는 천연 비누를 만드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

"집에서도 주로 공포영화만 봐요.

제가 밖에 잘 나가지 않는데, 요즘은 비누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어요.

(웃음)"
'암전' 서예지 "귀신 목소리, 목 조르면서 연기했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