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한여름에 ‘시네캉스(시네마+바캉스)’를 떠나보자. 음악과 평화, 동물 등을 주제로 한 영화제가 전국 각지에서 잇달아 열린다. 충북 제천, 강원 평창과 강릉, 전남 순천 등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라이브 공연이나 전시를 즐기면서 주변 관광도 곁들일 수 있다.
오는 8~13일 열리는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개막작 ‘자메이카의 소울, 이나 데 야드’.
오는 8~13일 열리는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개막작 ‘자메이카의 소울, 이나 데 야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영화와 공연이 어우러지는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오는 8~13일 제천시 일원에서 열린다. 36개국, 127편의 음악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은 ‘자메이카의 소울, 이나 데 야드’. 자메이카의 멋진 풍광과 연주, 전설적 레게 음악 연주자들의 감동적인 인생 역정을 볼 수 있다. 최초의 여성 지휘자를 조명한 ‘더 컨덕터’, 뮤지컬 영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뮤지컬 영화의 모든 것’ 등도 화제작으로 꼽힌다. ‘탱고의 아버지 아스토르 피아졸라’ ‘하챠투리안의 칼춤’ ‘쳇 베이커의 마지막 순간들’ ‘화이트 크로우’ ‘에릭 클랩튼: 기타의 신’ ‘조앙 질베르토여 어디에’ ‘마일즈 데이비스, 쿨 재즈의 탄생’ 등도 주목받는 작품들이다.

뮤지션 공연도 풍성하다. 청풍호반 무대에서는 9일 헤이즈, 선우정아, 황소윤, 쎄이 등 솔로 아티스트가 출연하고, 10일에는 휘성, 죠지, 위아더나잇 등이 공연한다. 옛 동명초등학교에서는 7일 전야제에 노라조, 크라잉넛, 박현빈 등이 나서고, 12일에는 김창완 밴드와 에일리가 무대에 오른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평창과 강릉에서 ‘평화, 공존, 번영’을 주제로 16~20일 열린다. 상영작은 33개국, 85편(장편 51편, 단편 34편)이다. 분단의 현실을 소재로 한 영화,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영화, 난민과 인권, 전쟁 등의 이슈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임창범 감독의 1992년 작 ‘새’. 조류학자 원홍구, 원병오 박사 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분단의 아픔과 이산의 그리움을 담아낸 작품이다. 북한의 풍경을 360도 가상현실(VR)로 감상할 수 있는 VR 체험 행사, 개성공단에서 10여 년간 함께 생활한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사진전 등도 펼쳐진다.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영화를 통한 사람과 동물의 교감을 추구하는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가 오는 22~26일 열린다. 7회째를 맞아 ‘함께 행복한 세상’을 슬로건으로 환경과 생태까지 주제를 넓혔다. 개막작인 브리튼 카유에트 감독의 ‘푸른 심장’을 시작으로 22개국의 71편(장편 18편, 단편 53편)이 무료 상영된다. ‘푸른 심장’은 유럽의 마지막 남은 자연하천이 있는 발칸반도를 지키기 위해 댐 건설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주민들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초원의 흰사자와 소녀의 우정을 그린 ‘화이트 라이언 찰리’, 사람과 개의 대를 이은 사랑을 그린 ‘베일리 어게인’, 장편 국산 애니메이션 ‘아기공룡둘리’ 등이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상영된다. 백순하 작가의 멸종위기 동물인형 전시회(순천문화예술회관), OST 콘서트·동물 타로 체험(순천 문화의 거리)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