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옛 소련)가 지난 1987년 체결했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이 2일 공식 폐기되면서 양국 간 핵 군비 경쟁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 외무차관이 러시아는 절대 군비 경쟁에서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 군비통제 담당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자국 관영 뉴스 전문 TV 채널 'R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군비 경쟁에서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우리가 맞닥트리는 어떤 도전에도 경제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해답을 찾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INF 탈퇴 이후에도 그러한 능력을 재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랴브코프는 "군비 경쟁은 어느 한편에 이로운 것이 될 수 없다"면서 "왜냐하면 예외 없이 모두의 안보가 위협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러시아는 미국이 그렇게 하지 않는 한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기로 약속했다"면서 미·러 간 군비 경쟁 시나리오의 불가피성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랴브코프 차관은 또 이날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러시아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INF 조약 탈퇴와 관련한 New START 조약의 미래와 관련한 질문에 "모든 것이 미국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New START 유지를 지지하며 이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면서 "미국에서 이 협정의 파기 노선까지 우위를 점하면 국제관계에서 몇십년 동안 없었던 전혀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러 양국이 실전 배치한 핵탄두와 운반수단(미사일과 폭격기 등)을 일정 수준 이하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New START는 2021년 2월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연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러시아 외무차관 "러, 군비경쟁서 패배 않을 것"…INF 폐기 관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