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역 854개 기업이 일본산 소재부품 7천787억원치 수입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한 2일 대구 자동차 부품·섬유기계 제작업체들은 일본산 부품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성서공단 내 형제정밀기계 최병기 대표는 "현재 국내에 있는 일본산 부품을 확보하려고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형제정밀은 섬유기계를 제작해 27개국에 수출한다.

원자재는 호주 등에서 수입하지만 기계를 조립·제작하는 공작기계가 모두 일본산이다.

최 대표는 "한일관계가 최악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만약 공작기계 부품을 수입하지 못하면 공장 가동을 완전히 멈출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공장 가동을 중단할 경우 최소 100억원 이상 피해를 볼 것이라고 했다.

달성군 구지면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어제 현대자동차로부터 일본산 원료 재고를 확보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부품 조립단계에 쓰는 접착제 원재료를 일본산으로 쓴다.

업체 관계자는 "지금은 일본산을 대체할 제품이 없다"며 "원재료가 일본 정부의 수출 제재 품목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미리 2∼3개월 치 재고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변속기 부품 등을 생산하는 신계정밀 최태원 대표는 "아직 문제가 없으나 만일 사태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전체 생산공정에 일본산 기계가 약 20%를 차지한다.

한국무역협회와 대구본부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에서 854개 기업이 국산 완성품 제작에 필요한 기계요소·정밀화학원료·금속공작기계 등 약 7천787억원치를 일본에서 수입했다.

홍석준 대구시 경제국장은 "중장기적으로 지역기업이 부품 소재를 국산화할 수 있도록 기업과 연구기관 간 협력을 모색 중이다"며 "기계부품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대학교수로 TF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앞서 일본산 소재부품 수입 기업의 경영이 악화하거나 수입자금이 필요할 때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긴급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