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예멘 내전 관여 사우디·UAE에 공습용 폭탄 수출 중단
이탈리아가 예멘 내전에 관여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공습용 폭탄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NSA·dpa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계 군수업체인 레인메탈의 이탈리아 자회사인 'RWM 이탈리아'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두 나라에 공습용 폭탄 및 관련 부품 수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RWM은 메일에서 이탈리아 정부가 사우디와 UAE에 대해 공습용 폭탄의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예멘 내 공습 지점에서 RWM이 생산한 폭탄 파편이 발견되면서 비난 여론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일단 향후 1년 6개월 간 한시적으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국내 시민단체들은 "진작에 취해졌어야 할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앞서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은 이달 초 예멘 내전에 관련된 국가들에 폭탄 수출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정부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예멘에선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세력을 키운 후티 반군이 2015년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내전에 돌입했다.

여기에 후티에 쫓겨난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의 사우디 망명을 계기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가 개입하면서 예멘 내전은 사실상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유엔은 예멘 인구의 3분의 2가 넘는 2천400만명 이상이 원조가 필요하다며 예멘 내전을 금세기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묘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