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더빙의 神` 성우 박일, 그는 누구?…`제임스 본드부터 그리섬 반장까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967년 TBC 성우 공채 3기로 데뷔한 박일은 수십년간 왕성한 활동을 한 덕분에 젊은 시절부터 팬레터가 폭주할 정도로 인기 넘치는 성우였다. 1970년에는 MBC 성우극회 4기로 이적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외화 더빙부터 TV 드라마와 쇼 프로그램 출연까지 더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중후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한 천의 연기가 박일의 수식어지만, 고인이 2011년 7월 SBS TV `좋은아침`에 배한성, 양지운과 함께 출연해 얘기한 것을 보면 초창기 그의 목소리는 굉장한 미성이었다고 한다. 초반 PD들로부터 받은 연기 지적에 피나는 연습을 더한 결과 목소리가 두터워져 수십 년 활동할 자산이 됐다는 게 고인의 설명이다.
과거 그의 대표작들은 주로 외화 더빙이었다.
특히 `골든 아이`, `네버 다이`, `언리미티드` 등 피어스 브로스넌이 출연한 영화 `007` 시리즈 더빙을 전담, 능수능란하고 매력적인 제임스 본드의 특성을 잘 살려 연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마이클 더글러스가 연기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행크 핌 캐릭터와 클린트 이스트우드, 알 파치노, 로버트 레드퍼드, 말론 브랜도 등의 더빙을 맡아 `외화 더빙은 곧 박일`이라는 공식을 남겼다.
TV 드라마로는 `조선왕조오백년 설중매`(1984), `제1공화국`(1981), `육남매`(1998), `푸른거탑`(2013), `황금거탑`(2014), `라이프 온 마스`(2018) 등에 참여했는데 주로 중년 시절이며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성우 활동에 매진했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람보`, `마징가Z`, `우주전사 버즈`, `은하철도 999`, `인크레더블` 등 더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특히 그의 유작이 된 `토이스토리4`를 포함해 24년 간 `토이스토리` 전 시리즈에서 버즈 라이트이어를 연기했다. 이 덕분에 일흔에 육박한 나이에도 젊은 세대에 친숙한 성우로 남았다.
젊은 세대는 그를 미국 인기 수사극 `CSI` 속 길 그리섬 반장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고인은 이 밖에도 `스타크래프트` 등 여러 종류 게임과 라디오 드라마 더빙, 광고 등 여러 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성우 교육 아카데미를 설립해 동료들과 함께 후진 양성애 매진하던 시기도 있었다.
온라인에서도 "얼마 전에도 라디오에 나오셔서 목소리를 들었다"(네이버 아이디 `coex****`), "`레전드`(전설)가 갔다"(`rott****`) 등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박일은 생전 두 차례 이혼 후 3남 1녀를 25년간 홀로 키운 사실이 2006년 KBS 2TV `이홍렬 홍은희 여유만만`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자녀들은 외국에 거주 중이라 빈소 마련은 MBC 성우극회에서 한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차릴 예정이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