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선수권 마치고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방문…선수들에게 격려·조언
발달장애 수영 선수 찾아 희망 전한 러데키…"즐기며 훈련하길"
'수영 여제' 케이티 러데키(22·미국)가 발달장애 수영선수들을 만나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러데키는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사옥을 방문해 한국 발달장애 수영 선수 6명을 만났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는 발달장애인의 스포츠·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다
28일 막을 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러데키는 출국 전 한국 장애인 선수들에게 용기와 꿈을 주기 위해 스페셜올림픽코리아를 찾았다.

러데키는 자신의 어머니, 오빠와 함께 오전 10시 30분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사옥 5층에 마련된 만남의 장소에 도착했다.

6명의 선수와 마주 앉은 러데키는 "여러분들과 만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선수들의 환대에 답했다.

그는 "수영을 한 덕분에 세계 곳곳을 다닐 수 있었고, 이렇게 한국에도 올 수 있었다"며 "모든 분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광주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러데키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발달 장애 선수들에게 훌륭한 수영 선수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조언했다.

그는 "즐기는 마음으로 훈련을 해야 한다"며 "동료 선수들과 함께 수영하고, 실력을 향상하는 것을 즐겁게 생각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멘토가 돼주시는 코치님의 조언도 잘 들어야 한다"며 "수영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대해서도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데키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선수 역대 최다인 15개의 금메달을 차지한 현시대 최고의 선수다.

15살에 출전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자유형 800m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4관왕에 올랐다.

이번 광주 대회에서 그는 4개 대회 연속 여자 자유형 400m·800m·1,500m 제패를 노렸지만, 건강 문제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400m에서 아리안 티트머스(호주)에게 패해 은메달에 그친 러데키는 자유형 200m 예선과 1,500m 결승을 기권했다.

잠깐의 회복을 거친 그는 마지막으로 출전한 여자 자유형 800m에서 최악의 몸 상태를 딛고 금메달을 차지해 박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아쉬움이 크지 않냐는 한국 선수의 질문에 그는 "언제나 기권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면서도 "몸이 아플 때는 경기보다는 건강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명문 사립 스탠퍼드 대학교에 재학 중인 러데키는 배움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수영장에서의 배움만큼이나 교실에서의 배움도 가치 있게 생각해야 한다"며 "학교 공부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 공부하고 배우는 것은 좋은 선수가 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선수들과 선물을 주고받은 러데키는 광주에서 따낸 1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고 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는 "여러분들도 10월 호주 글로벌 게임과 2020년 도쿄패럴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에 메달을 가져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발달장애 수영 선수 찾아 희망 전한 러데키…"즐기며 훈련하길"
2012 런던패럴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조원상(27)은 "세계적 선수인 러데키 선수를 직접 볼 수 있어 좋았다"며 "학업과 운동 모두 최선을 다하라는 러데키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조원상은 러데키에게 한국 전통 공예품인 나전칠기를 선물했다.

그는 "러데키 선수가 광주에서 건강 문제로 조금 아쉬운 결과를 얻었는데 한국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평영 선수 김반석(20)은 "러데키 선수에게 질문했는데 답을 해줬다"며 "나중에 대회에 나가면 러데키선수 처럼 메달을 따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