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SK그룹이 금호석유화학그룹과의 특수한 관계 탓에 인수전에 참여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31.0%)인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 등 금호가(家)와 특수 관계인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회사는 금호미쓰이화학이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유화학그룹과 SK그룹 등 두 대기업 집단에 공동으로 소속돼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1989년 금호석유화학(지분 50%)과 일본 미쓰이화학(50%)이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출범 당시엔 금호석유화학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2015년 미쓰이화학이 SK그룹 계열사인 SKC와 합작사인 미쓰이케미칼앤드에스케이씨폴리우레탄(MCNS)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금호미쓰이화학이 지분 50%를 MCNS에 출자했다. 이어 MCNS의 일본 자회사인 MCNS재팬이 금호미쓰이화학 지분 50%를 보유하게 되면서 ‘SKC→MCNS→MCNS재팬→금호미쓰이화학’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금호미쓰이화학이 SKC의 증손회사이면서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가 된 것이다.

하지만 금호미쓰이화학을 둘러싼 금호석유화학과 SK 간 지분 관계가 금호산업이 밝힌 ‘금호석유화학 특수관계인 입찰 배제’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경영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금호미쓰이화학은 SK 기업집단에 속하면서도 지주회사 규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는 계열사다. 금호미쓰이화학 경영권도 SK가 아니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미쓰이화학 측 인사인 안도 신지 금호미쓰이화학 부사장이 공동 대표로 행사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