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 하이린호 속초항 무사히 도착, 관계 당국 조사 후 귀가 예정

"건강하게 무사히 돌아와 너무 기뻐요."

북한에 나포됐다가 풀려나 속초항으로 돌아온 러시아 국적의 300t급 홍게잡이 어선인 샹 하이린 8호의 한 한국인 선원 가족은 배에서 내리는 남편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지었다.

샹 하이린 8호가 무사히 돌아온 이 날 속초항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국인 선원 가족과 친구 몇 명이 나와 선박 접안과 하선 과정을 지켜봤다.
"무사히 돌아와 기뻐요" 北나포 러시아 어선 韓선원 가족 안도
우산을 쓰고 남편이 배에서 내릴 때까지 기다린 이 가족은 "어제저녁 9시께 남편으로부터 '내일 오후 속초항으로 돌아온다'는 전화를 받고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며 "남북화해 시대에 별일 없을 것으로 믿었지만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노심초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출항 때마다 수시로 해왔던 남편과의 전화 통화가 16일 오후부터 끊어져 불안해하던 차에 17일 북한에 나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지난밤 남편과 통화를 받고서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편과 전화 통화에서 건강 상태를 가장 먼저 물어봤다"며 "남편은 '선원들 모두가 건강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북한에서 풀려난 샹 하이린 8호는 28일 오후 1시 7분께 속초해경 소형 경비정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속초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무사히 돌아와 기뻐요" 北나포 러시아 어선 韓선원 가족 안도
항만을 가로질러 10여분 만에 속초항 외항선 부두 보안 구역에 접안한 샹 하이린 호에서는 선박을 정박하기 위한 러시아 선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선박에는 홍게를 잡을 때 사용하는 통발과 잡은 게를 운반할 때 사용하는 주황색 플라스틱 상자들이 출항 때 적재한 모습 그대로 쌓여 있어 조업도 하지 못하고 항해 도중 기관고장으로 북한에 나포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선박이 선석에 안전하게 정박하자 검역기관 직원들이 승선해 약 30여분 동안 검역을 했다.

검역이 진행되는 동안 선박 안에서는 러시안 선원과 한국인 선원들이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휴식을 취하던 러시아 선원들은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무사히 돌아와 기뻐요" 北나포 러시아 어선 韓선원 가족 안도
검역이 끝난 오후 2시 6분께 한국인 선원 2명은 커다란 짐꾸러미를 각각 하나씩 들고 하선했다.

하선 후 조사처로 가기 위한 차량 탑승을 위해 이동하는 한국인 선원들은 모두 건강해 보였다.

이들은 관계 당국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귀가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