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영 우승 실패의 원흉 매뉴얼, 압박 이겨내고 자유형 100m 우승

[광주세계수영] 부진 딛고 일어선 매뉴얼 "밝은 표정 지어준 동료들 덕분"
미국 수영대표팀 시몬 매뉴얼(23)은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간 내내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미국 대표팀 일원으로 출전한 24일 혼성혼계영 400m와 25일 여자 계영 800m 계영에서 최악의 부진으로 금메달 획득 실패의 원흉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매뉴얼은 혼계영 400m 마지막 영자로 나서 호주에 역전을 허용하며 금메달을 헌납했고, 계영 800m에선 첫 번째 영자로 출전해 역시 호주에게 밀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흑인 여자 수영선수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매뉴얼은 이번 대회에서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그는 혼계영 400m와 계영 800m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도 매뉴얼의 경기력 문제는 큰 화제였다.

26일 광주광역시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여자 자유형 100m 결승을 앞두고 외신 기자들은 미국 대표팀 스태프에게 줄지어 매뉴얼의 몸 상태를 묻기도 했다.

[광주세계수영] 부진 딛고 일어선 매뉴얼 "밝은 표정 지어준 동료들 덕분"
준결승에서 기대 수준의 기록을 세우지 못한 매뉴얼은 가장 불리한 1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는 보란 듯이 다시 일어났다.

레이스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를 펼치며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고, 52초04의 기록으로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매뉴얼은 "난 매일 열심히 훈련했다"며 "나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느끼는 부분이라 가장 먼저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했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릴레이 경기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받았다"며 곱씹었다.

그는 "그래도 동료들은 밝은 표정으로 대해줘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며 우승 공로를 동료들에게 돌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