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7월 들어 국내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완전히 개선됐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신재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7월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7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이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렸습니다.

증권업계에선 외국인의 국내 증시 투자 성격이 연초와 차이가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와 관련, "지난 1월부터 2월초까지의 외국인 순매수는 패시브 성격이 강한 반면 현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만을 골라서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반도체 현물가격 상승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간 수요 부진에 급락을 거듭하던 디램 가격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재고가 소진될 수 있단 기대가 현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게 외국인 수급에도 영향을 준 셈입니다.

실제 지난 19일 기준 DDR4 8기가비트 현물가격은 3.74달러로, 일주일 전에 비해 약 15%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처럼 재고 소진에 대한 기대가 나오자 골드만삭스는 현지시각 22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지 여부를 주목하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뷰>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

"(신흥시장에 자금이 유입되기 위해선) 중요한 건 경기와 실적입니다. 7~8월 여름 장세는 지금 수준에서 완만하게 움직이다가 4분기 때 한국 증시가 성과를 많이 낼 것 같습니다."

다만 외국인의 7월 수급 확대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치우쳐 있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고점에 대한 부담도 존재합니다.

앞으로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관건은 최근 한일 갈등으로 유발된 디램 현물가격 상승이 이달 말 발표되는 고정거래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 여부입니다.

하지만 아직 메모리 재고 수준을 감안하면 고정거래가격 상승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현물가격 반등은 업황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투기적 수요와 불안심리의 결과물이란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와 세트 업체들의 재고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근의 현물가격 반등이 고정거래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전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지만 아직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증권가 사이에선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신재근기자 jkluv@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