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국군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장교들도 상당 수준의 괴롭힘에 시달려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간호학술지 '군진간호연구' 최근호(2019년 3월호)에 따르면, 국군간호사관학교 연구팀은 2014년 7개 국군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장교 259명(평균나이 27세)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문(군 병원 간호장교의 직장 내 괴롭힘, 직무만족도와 이직의도)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 간호장교의 계급은 소위부터 중령까지 다양했는데, 이중 중위가 103명(39.8%)으로 가장 많았다.
근무부서는 병동(59.5%), 수술실(14.7%), 중환자실·회복실(10.8%) 등 순이었다.
연구팀은 언어적·비언어적 괴롭힘과 업무 관련 괴롭힘 등 영역에서 총 16문항의 설문조사를 통해 이들의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을 측정했다.
또 신체적·심리적 위축과 간호의 질 저하 등을 묻는 13문항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결과'도 별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최고 4점 척도의 평가에서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의 평균 점수는 1.70점이었다.
점수가 높을수록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많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보면, 언어적 공격 및 소외가 1.7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업무 관련 괴롭힘 1.67점, 외재적 위협 1.25점 순이었다.
특히 언어적 공격 및 소외의 경우 누군가를 대할 때 불편한 경험, 근거 없는 트집 잡기, 차가운 태도, 갑작스러운 큰 소리 순으로 높은 빈도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직장 내 괴롭힘 결과의 평균점수는 1.89점이었다.
괴롭힘을 당한 부정적인 결과로는 신체·심리적 위축이 평균 1.96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간호의 질 저하(1.82점), 불신 증가(1.75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괴롭힘 경험은 병원을 떠나려는 이직 의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사에서는 56.8%가 이직 의도가 있다고 답했고, 39.8%는 실질적인 이직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군병원 간호장교의 직장 내 괴롭힘 경험과 이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방지하려면,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상급자에게 괴롭힘 경험을 자유롭게 보고할 수 있는 조직문화의 정착, 현시점에 맞는 새로운 실태연구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간호장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의 주체(간호장교, 군의관, 환자 등)를 규명하고, 이런 주체와 상황에 따라 간호장교들이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떤 간호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