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섭 씨 "당연히 해야 할 일…받아도 되는지 얼떨떨"
LH, 안인득 방화살인사건 때 주민 구조 20대 관리소 직원 표창
'안인득 방화 살인사건' 때 흉기에 찔린 상태로 피를 흘리며 주민들을 헌신적으로 돌본 아파트 관리소 당직 근무자 정연섭(29) 씨가 22일 표창을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날 오전 경남 진주시 LH 본사 18층 회의실에서 열린 주간경영 회의에 앞서 정 씨에게 표창과 포상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표창은 LH 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변창흠 LH 사장이 직접 전했다.

표창장에는 '위 사람은 평소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해 왔으며, 특히 진주 가좌 방화사건 발생 때 주민 인명 구조 등 재난 대응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표창한다'고 적었다.

정 씨가 근무한 진주 가좌주공아파트는 LH 소유의 임대아파트다.

아파트 관리소는 LH가 위탁한 운영사다.

LH는 기념일 등을 통해 산하 관련 임직원을 포상한 적은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별건으로 표창을 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정 씨는 지난 4월 17일 새벽 방화 살인 참사 때 안인득으로부터 얼굴을 흉기에 찔려 14주간의 중상을 당하고도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중상자를 모두 병원에 옮기고 마지막으로 구급차에 올랐다.

정 씨는 "LH 본사 임원이 다 모인 자리에서 표창장 받을 때가 더 많이 떨린 것 같다"며 "관리소 직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내가 이런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그는 "빨리 완쾌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정씨는 사건 이후 외상 치료 등을 받고 아파트 관리소 일터로 돌아갔으나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결국 휴직에 들어갔다.

그는 현재 심리치료와 성형 등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