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사진)이 21일 김포 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현지 업체들을 방문해 소재 수급 여부를 타진하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부터 한국으로 수출하는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이후 해당 소재의 한국 수출이 승인된 사례는 없다. 에칭가스는 웨이퍼 위에 회로대로 깎아내는 식각 공정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SK하이닉스는 소재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상대적으로 순도가 낮은 국산 불화수소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심사가 지연되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하면 개별적으로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소재·부품 품목은 훨씬 더 늘어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이번주가 일본 제재 강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상 경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