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야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출판기념회는 총선 출마 희망자들이 자신의 삶과 정치철학을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정치 이벤트'에 해당한다.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누구든지 선거일 90일 전부터는 후보자와 관련 있는 저서의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에 따라 내년 1월 16일부터 총선일인 4월 15일까지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없다.
즉 출판기념회를 열 수 있는 기간이 사실상 6개월 남짓 남은 셈이다.
따라서 자신의 이름을 새긴 책을 출간해 총선 기반을 다지려는 열기가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여당 내에서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지난달 4차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해법을 담은 '구직 대신 창직하라'를 출간하고 국회 의원회관에서 북 콘서트를 열었다.
김 의원은 책에서 "젊은이들이 창업가 정신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고 금융은 안전한 부동산과 예대마진에 기대어 안주하는 대신 미래 가치를 알아보고 기술벤처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사회 구성원 모두를 포용하는 국가, 반칙을 통한 특권과 기득권이 없는 사회,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나라에서 인재가 나온다"며 "포용해야 혁신이 쏟아진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전략통으로 꼽히는 이철희 의원은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최근 정치학자인 크리스티 앤더슨 미국 시러큐스대 명예교수의 '진보는 어떻게 다수파가 되는가'를 번역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책을 통해 한국 진보 세력에 "사회경제적 차별성이 드러나는 공공정책을 통해 사회경제적 약자를 지지 기반으로 만들어내는 다수 연합을 형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딸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형식으로 본인의 교육관과 인간관을 녹여낸 책을 8월 말 출간할 예정이다.
김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랫동안 구상한 책"이라며 "비대위원장을 맡기 전부터 조금씩 집필했고, 임기가 끝나고 미국에 머물며 마무리를 했다"고 밝혔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초선의원으로서 국회에서 느끼고 경험한 일들을 담은 '윤소하의 새벽편지'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윤 원내대표는 책에서 정치하는 이유에 대해 "어머니에게 배운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의 고귀함, 노동의 소중함"이라며 "내가 '어머니의 마음과 시선'을 갖겠다는 것은 사람들 속에 있겠다는 것이며, 사람을 향한 노동을 하겠다는 것이며, 노동의 가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오는 22일 '나는 왜 싸우는가'란 책을 출간하고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책에는 자신이 민주통합당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민주당 탈당, 국민의당 입당, 바른미래당 통합과 탈당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경로와 그 과정에서 확립한 가치관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 '공정한 경쟁'이란 책을 출간하고 행사를 가졌다.
소설가 강희진과 대담 에세이 형식으로 꾸며진 책에는 젠더·청년정치·북한·경제·교육·보수의 미래 등에 대한 이 최고위원의 생각을 담아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