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대로 추락" 분석도…"금리인하 정책으론 한계, 적극적 재정 필요"
한은 "잠재성장률 2.5~2.6%"…저성장 고착우려에 "구조개혁해야"
한국은행이 18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하향하면서 잠재 성장률 추정치도 낮아졌다고 밝힌 것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이전보다 기조적으로 둔화했음을 시사한다.

금리 인하 정책만으론 우리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해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제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이날 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직접적인 배경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2.2%)이 잠재 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꼽았다.

금리인하로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2019∼2020년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2.6% 수준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2017년 공개했던 앞선 2016∼2020년 중기 추계보다 연평균 0.3%포인트(p)가량 하향 조정된 수준이고, 2019∼2020년 기간만 놓고 보면 기존 추계보다 0.1%포인트 정도 낮아진 수치라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은 "잠재성장률 2.5~2.6%"…저성장 고착우려에 "구조개혁해야"
잠재성장률이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로, 생산가능인구,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를 통한 자본축적, 사회 제도의 효율성 등에 의해 결정된다.

문제는 고령화가 심화하고 경제 구조개혁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이 앞으로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선·철강·자동차·반도체 등 기존의 주력산업이 흔들리는 점도 저성장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학계에선 잠재성장률이 얼마 지나지 않아 1%대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주상영·현준석 건국대 교수는 지난달 한국경제발전학회와 국민경제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2020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내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1.98%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한은 "잠재성장률 2.5~2.6%"…저성장 고착우려에 "구조개혁해야"
잠재성장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금리인하 정책만으론 경기부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시각은 금통위 내부에서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위원은 "(물가) 수요압력의 약화는 우리 잠재성장률이 2%대 중반 이하로 낮아지고 있는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위기 이후 수출에서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로 가파르게 전환되고 고령화 진행이 가속화되는 등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큰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경기적 하강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재정 및 통화정책의 조합과 더불어 거시건전성 정책을 포함한 구조개혁의 큰 틀 하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런 노력 없이 통화정책만으로 추가적 수요진작을 시도할 경우 물가상승과 함께 금융불균형 누적이 또 다른 형태로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총재 역시 금리정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경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지금의 경기 둔화는 상당 부분 공급 충격에 기인한 것"이라며 "공급 충격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려면 금리를 대폭 인하해야 하는데, 과거처럼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필요한 것이 적극적인 재정 정책, 더 나아가서 소위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과 구조 개혁이라는 것이 여러 중앙은행의 논의를 거친 공감된 의견(컨센서스)"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