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일주일 연기…1심서 징역 2년 실형
자신이 성추행한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가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18일 2심 선고가 내려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이성복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안 전 검사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을 연다.

안 전 검사장이 올해 1월 23일 1심 결과를 받아든 이후 176일 만이다.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8월 과거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 검사는 지난해 검찰 내부 통신망에 성추행 사실을 밝히면서 국내 미투 운동의 확산을 촉발한 바 있다.

안 전 검사장에 대한 2심 선고는 애초 일주일 전인 11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검찰이 선고 사흘 전인 8일 의견서를 추가로 제출했는데 안 전 검사장 측이 이에 대한 반박 의견서를 제출할 시간이 촉박하다며 사실상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1심은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추행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런 사실이 검찰 내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권한을 남용해 인사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안 전 검사장에게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유죄 판결에 불복한 안 전 검사장은 항소심에서 "검찰의 공소 내용은 근거 없는 억측과 허구"라며 자신에겐 '무죄 추정의 원칙'이 해당하지 않는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다만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장례식장에 갔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지만 당시 제가 몸도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옆 사람에게 불편을 끼쳤을 것이고 서 검사도 그중 한 명이었을 것 같다"며 "아무리 실수라지만 그 점에 대해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전 검사장 말에 서 검사 측은 "기억이 없다는 변명이 통용되지 않는 걸 보여주는 판결을 기대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