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폭력 용납 않을 것" vs "경찰 과잉진압이 폭력 유발"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14일 시위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한 시위대를 "폭도"라고 맹비난하면서 자신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언론 보도 또한 일축했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캐리 람 행정장관은 전날 시위 진압 과정에서 다친 경찰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이들을 격려하면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캐리 람 장관은 "폭도들이 공격하는 동안 경찰은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면서 "법치주의는 홍콩의 성공을 만든 초석이며, 이를 수호하기 위해 홍콩 시민들과 주민들은 법규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수차례 평화로운 시위 뒤에 일부 사람이 폭력을 동원해 경찰을 공격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경찰과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해 기소를 거쳐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 11만5천여 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만8천 명)은 홍콩 사틴 지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됐으나, 저녁때 쇼핑몰 '뉴타운 플라자' 내에서는 폭동 진압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물병과 우산 등을 경찰에게 던지며 극렬하게 저항했으며, 쇼핑몰 곳곳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홍콩 의료당국에 따르면 시위 현장에서 다친 사람은 28명이고,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22명이었다.
이 중 2명은 위중한 상태며, 4명은 중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은 모두 11명이 다쳤으며, 특히 이 중 2명은 시위대에 의해 손가락이 잘리거나 심하게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캐리 람 장관은 "이러한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나는 임무를 다하는 경찰들을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언론 보도도 일축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리 람 장관이 이미 수차례 중국 중앙정부에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중국 지도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캐리 람 장관은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남은 임기 동안 주어진 직무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해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의 임기는 2022년 6월까지다.
홍콩 행정장관실의 에릭 찬 실장도 SCMP에 "FT 보도는 근거가 없다"며 "캐리 람 장관은 사퇴 의사를 표명하거나 사표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스테판 로 홍콩 경무처장도 전날 경찰과 충돌한 시위대를 '폭도'라고 규정하며 강력한 처벌을 다짐했지만, 일부에서는 경찰의 과잉진압이 폭력 사태를 유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시위가 발생한 사틴구의 구의원 와이힝충은 "전날 뉴타운 플라자에서 경찰이 왜 폭력을 동원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찰이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SCMP에 따르면 전날 저녁때 시위대 일부가 현장을 떠나기 위해 쇼핑몰 '뉴타운 플라자'와 연결된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폭동 진압 경찰이 갑작스럽게 시위대를 공격하면서 양측의 충돌이 벌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