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안에 택시 합승이 37년 만에 서울 특정지역에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조건부로 허용된다.

승차난이 극심한 서울 상당수 지역에서 출발하는 서울지역 택시를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서비스로 이용하는 고객만 해당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제4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에 총 8건을 상정해 규제샌드박스 지정 여부를 심의, 총 4건에 임시허가·실증특례 지정을 하고, 3건에는 규제 개선 정책권고를 했다고 밝혔다.

임시허가는 정부가 제품과 서비스 출시를 일시 허용하는 것으로, 올해 1월 규제샌드박스 제도 시행으로 도입됐다. 실증특례는 제품·서비스를 검증하는 동안 규제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이번에 출시될 택시 합승 서비스는 모바일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기존 택시 합승의 문제점을 극복한 새로운 형태로 운영된다.

택시를 타려는 사람이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이동 구간이 70% 이상 겹치면 반경 1㎞ 이내에 있는 또 다른 앱 사용자를 택시와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승객은 택시 1대에 2명으로 제한된다.

같은 성별끼리만 택시를 타도록 중개하고, 택시를 타기 전 앱에서 좌석 자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택시를 잡기 어려운 심야 시간대인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서울시내 25개구 중 12개 구에서만 서비스가 허용된다. 해당 자치구는 강남·서초, 종로·중구, 마포·용산, 영등포·구로, 성동·광진, 동작·관악 등이다.

동승자끼리 운임을 절반씩 나눠 내면 된다.

서비스를 내놓은 모빌리티 스타트업 `코나투스` 김기동 대표는 "이번 서비스는 합승 과정에서 택시 기사가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승객이 원하지 않으면 함께 탈 일이 없고, 부당 요금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심의위원회는 사업 개시 전 승객의 안전성 담보를 위한 체계 구축, 불법행위 방지·관리 방안 마련 등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최근 `타다` 등 차별화한 유사 택시 서비스를 내세운 승차 공유업체들이 등장한 데다, 이번에 조건부 택시 합승이 허용되면서 택시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1982년부터 택시 기사의 호객 행위 불만과 합승 비용 시비 문제 탓에 택시 합승을 전면 금지했다.

이번에도 택시 합승 자체를 허용한 것은 아니다. 승객이 자발적으로 앱에서 동승을 신청한 경우만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이지, 택시 기사가 원하는 승객을 마음대로 골라 태울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택시합승` 조건부 허용…같은 성별끼리 서울 심야시간만 한정
앱 기반 자발적 택시동승 중개 서비스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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