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 수출 불허까지 할 가능성은 작아"…하반기 전망 미디어 브리핑
노무라 "日 수출규제 반도체 재고 감소에 도움 될 수도"(종합)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12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 감소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이날 서울 사무실에서 연 '하반기 한국 주식시장 전망' 미디어 브리핑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완제품 재고가 많은 상황이어서 단기적으로는 일부 감산을 하는 것이 반도체 가격에 긍정적일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반도체는 필수재이기 때문에 가격이 수급에 따라 탄력적"이라며 "과거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 불이 났을 때 삼성전자 등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 이번에도 이미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 완제품 재고는 기업들이 IR(기업설명회)에서 6주 정도의 공급분이 있다고 얘기하는데, 실제로는 조금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두 달 정도는 가동이 중단돼도 큰 영향이 없을 테고 (공급이 줄어)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영자 입장에서는 재료가 부족할 때 이윤이 남는 품목을 만들고 적자가 나는 품목은 안 만들려고 할 것"이라며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는 낸드 메모리가 적자가 많이 나는 품목이어서 업체들이 감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너무 많은 반도체 재고가 이익 회복의 걸림돌이었는데, 일본이 수출 불허까지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만 아니면 이번 이슈가 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의 향후 방침이 한국에 대한 수출 불허까지 갈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본다"며 "이란에서 정치적 불안이 있으면 유가가 오르는데, 디지털 시대에는 D램이 원유만큼 중요하고 만약 이런저런 이유로 생산을 못 하게 된다면 전 세계적으로 불편해지는 회사들, 나라들이 엄청 많아져 파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이 가진 D램이 전 세계 시장 점유율 75%로 파워(영향력)가 굉장한 제품"이라며 "일본의 주요 소재 수출 규제에 따라 국내 반도체 생산이 2개월여만 중단돼도 지구적 상황이 발생하고 그렇게 되면 반도체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하반기 코스피가 올해 초 제시한 등락 범위인 1,950∼2,250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기업 이익이 회복되면서 코스피 등락 범위가 2,200∼2,4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내년에는 코스피의 주당순이익(EPS)이 약간 회복되고 반도체가 이를 주도할 것"이라며 "전 세계 반도체 출하액 증가율이 3분기 말까지 내려가다가 이후 반등하고 이익의 바닥은 내년 1분기로, 이후부터 업체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에 관해서는 "미국이 아이폰을 비롯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최종소비재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어려워질 수 있어 계속 말로만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며 "굉장히 만성적인 이슈로 갈 수 있고 길게 가면 미국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