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웰컴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업계를 넘어 핀테크(금융기술)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4년 예신저축은행과 해솔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서일저축은행을 합병해 출범한 웰컴저축은행은 고객 기반 확대, 매출 성장, 신사업 추진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출범 후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양적으로도 큰 성장을 이뤘다.

이런 성공은 저축은행 최초의 모바일 풀 뱅킹 앱(응용프로그램)인 웰컴디지털뱅킹(웰뱅)이 이끌었다. 2018년 4월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수신액 1조원을 달성했다.

혜택 ‘하나 더’ 고객 중심 개발이 성공 이끌다

웰뱅의 성공은 철저한 고객 중심 개발에서 비롯됐다. 사용 편의성과 금융 앱 최초의 기능을 담는 데 신경을 썼다.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는 웰뱅 개발을 앞두고 고객 중심 사고와 디지털 마인드를 심는 데 공을 들였다. 웰뱅은 이런 철학과 비대면 간편금융으로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개발한 결과물이다.

웰뱅은 금융권의 ‘메가히트 디지털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비대면 수신액 1조원을 넘은 금융 앱은 인터넷전문은행 앱을 제외하면 드물다. 웰뱅을 통해 여·수신 상품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고객은 48만여 명에 달한다. 웰컴저축은행 영업점이 없는 호남과 경북, 강원, 제주에서 웰뱅에 가입한 고객 비중도 20%를 넘는다. 저축은행의 영업지역 제한 규제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웰뱅은 간편이체 및 송금, 신용등급 조회, 매출 조회 등의 서비스를 ‘조건 없이 무료’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 웰뱅의 인지도를 올리려는 목적이다. 웰뱅의 마케팅 방식은 기존 저축은행의 틀을 넘어 플랫폼에 공격적 투자를 하는 핀테크 업체의 사고방식에 가깝다. 웰뱅의 성공에 고무된 다른 저축은행들도 앞다퉈 디지털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익 2배 점프… 수익 다변화에 초점

웰컴저축은행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말 자산 규모는 2조3908억원이다. 2017년 2조773억원에 비해 15% 늘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 자산은 2조6142억원이다. 출범 직후인 2014년 1조730억원과 비교하면 5년여 만에 2.5배로 성장했다.

2018년 당기순이익은 6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순이익 350억원에 비해 8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018년 말 기준 14.55%로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권고하는 8%를 6%포인트 이상 넘어섰다. 수익성과 건전성 양 측면이 모두 우량하다. 고객에게서 받은 수신액은 지난달 말 기준 2조1845억원이다. 이 가운데 웰뱅을 통해 1조원가량이 유입됐다. 안정적인 조달 통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비대면 디지털 금융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당분간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대내외 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개인 신용대출 위주의 자산 구성을 기업금융(IB) 등으로 다변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생활금융 플랫폼에서 사회의 동반자로

웰컴저축은행은 ‘좋은 생활금융 플랫폼(웰뱅)을 만든 회사’에서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는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의 포용적 금융 기조 아래 웰컴저축은행이 취급한 중금리 대출은 웰뱅 출시 직전인 2018년 3월 2700억원, 3만7000여 건에서 지난달 말 5000억원, 5만1000여 건으로 늘어났다. 상당수는 웰뱅을 통해 대출받았다. 중·저신용자가 대출받을 때 상환 가능성에 비해 높은 이자를 무는 ‘금리 단층’ 현상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5월 내놓은 웰뱅 2.0 버전의 핵심인 개인화 서비스도 중금리 혜택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해 고객에게 0.1%포인트라도 낮은 금리의 자금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웰컴저축은행은 조만간 소액 외화송금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웰뱅을 통한 각종 서비스가 무료인 것과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충분히 만족할 만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웰컴저축은행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재능을 펼칠 기회를 놓치거나 학업을 중단한 이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회사 출범 이후 소외계층 학생 20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웰컴저축은행 임직원은 매년 4회 이상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행복나눔 활동’ 봉사를 한다. 야학당을 지원하고, 의료 봉사단체를 지원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넘어,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서민금융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