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2분기에 실적 저점을 찍고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2분기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 일본 자회사 라인의 마케팅 비용이 예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어서다. 쇼핑 광고 등 기존 네이버 국내 사업에서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3분기 반등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적 바닥 확인"…네이버 '3분기 반등설' 솔솔
“라인 마케팅 예상보다 출혈 적어”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한 1855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3분기부터 예년 수준인 2000억원대를 회복할 전망이다.

일본 메신저 자회사 라인의 대규모 마케팅 비용 집행이 2분기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라인은 5월 말부터 6월 말까지 한 달간 라인페이 송금 인증 시 1000엔을 지급하는 판촉 행사를 통해 총 70억~80억엔(약 758억~867억원)의 현금을 지출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일회성 비용은 모두 2분기에 반영돼 모회사 실적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300억엔의 예산을 책정하고 3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캠페인을 했지만 실제 인증률은 10%가량에 그쳤다”며 “영업이익 감소 효과도 당초 예상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페이 캠페인이 기대보다 저조했지만 성과는 적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 연구원은 “까다로운 인증 절차를 모두 거친 가입자들은 결제 이용률, 즉 활동성이 70%에 달할 만큼 충성도가 높다”며 “이번에 확보한 300만~400만 명의 가입자 중 200만~300만 명이 월활동이용자(MAU)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윤곽 드러낸 핀테크 사업

라인페이를 제외한 라인의 핀테크(금융기술) 신사업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느리지만 서서히 퍼즐 조각이 맞춰지고 있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간편결제 시장을 키우려는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고 진단했다.

라인은 라인페이 인지도와 사용성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하는 한편 다양한 연관 서비스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먼저 라인페이 가입자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신용도를 측정하는 ‘라인스코어’를 지난달 선보였다.

올여름에는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오리코 등과 합작한 소액대출 서비스 ‘라인포켓머니’를 내놓을 계획이다. 올 9월에는 노무라홀딩스와 함께 ‘라인증권’ 사업도 개시한다. 인터넷전문은행도 라인의 4대 시장인 태국(하반기) 인도네시아(하반기) 대만(하반기) 일본(2020~2021년)에서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국내 사업 실적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3분기 반등론’ 근거로 제시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쇼핑 키워드 검색, 가격 비교, 네이버페이 등으로 이어지는 쇼핑의 가치사슬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 차이나오와 같은 물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때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