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타 팬' 트럼프, TV서 경선 보고 "확실한 재능 있다" 칭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의 '샛별'로 급부상한 민주당 여성의원을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에 비유하며 추켜세워 주목을 끈다고 영국 가디언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팀 앨버타 기자는 17일 출간하는 책 '미국 대학살'(American Carnage)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TV를 통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29·민주·뉴욕) 의원이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10선 현역 의원인 조 크롤리와 경합하는 모습을 보고 "에바 페론, 에비타다"라고 평한 사실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앨버타 기자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을 "길모퉁이에서 소리 지르고 악을 쓰는 미치광이 같은 젊은 여성" 같다고 생각했으나 곧 "확실한 재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내가 에바 페론이라고 칭했다"고 밝혔다.

라틴계인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지난해 미 역대 최연소 여성의원으로 당선된 뒤 부유세 도입, 대학 무상 등록금 등 '사회주의적' 정책을 추진하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 및 공화당을 거침없이 비판해 최근 미 의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의원 중 한명이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사회주의적 행보로 인해 종종 에바 페론에 비유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에바 페론에 비교해 말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4년 자신의 저서에서 "좋아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앤드루 로이터 웨버의 '에비타'"라며 "첫 부인인 이바나와 6번이나 봤다"고 밝힌 적이 있어 에바 페론에 대한 비유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좋은 감각과 다른 사람의 마음을 끄는 핵심 요소를 갖췄지만, 아는 게 없다"는 비난도 빼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에바 페론에 비유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에바 페론의 생전 발언을 인용, "모든 여성처럼 내가 보기보다 더 강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는 글을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