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농성자 응급 진료…"항생제 처방…임시방편일 뿐"
'폭염·매연' 서울톨게이트 고공농성자 건강악화…"피부병 만연"
최근 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톨게이트 구조물 위에서 8일째 고공농성을 하는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등에 따르면 서울녹색병원 인권치유센터 이보라 소장 등 의사 4명은 전날 서울톨게이트 구조물에 올라가 농성자 41명을 진료했다.

'한국도로공사 정규직 전환 민주노총 투쟁본부' 조합원 40여명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지난달 30일부터 경기 성남시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의 높이 10여m 구조물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의료진은 진료를 마친 뒤 "매연으로 평소 건강했던 사람도 후두염, 고혈압에 시달린다"며 "고온과 더러운 물로 피부염도 앓고 있고, 모기 등에 물린 상처가 염증으로 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의사로서 참으로 미안하지만, 치료방법은 내려오는 것밖에 없다"면서 "임시방편으로 항생제 등을 처방했지만 불안하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한마디로 인간이 머무르며 안되는 곳에 수십명의 중년 여성분들이 머물고 있다"며 "바닥에 튀어나온 구조물이 많아 넘어지기 쉽고, 매연으로 모든 공간이 시커멓게 그을려있다"고 농성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인권은 노동할 권리, 건강한 노동을 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을 권리도 포함한다"며 "하루빨리 이 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비닐이 녹을 정도의 폭염과 매연으로 농성자들이 고혈압과 피부염을 앓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한국도로공사는 해고된 1천500명 요금수납 노동자가 가입한 노조에 공식적인 교섭제안을 하지 않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이 되어야 할 노동자가 대량 해고됐지만, 정부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도로공사 노사 관계로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