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린 30대 여성 A씨는 축의금 내역서를 보고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했던 한 친구가 축의금으로 5만원을 낸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두고 A씨는 동네 친구들에게 청첩장을 나눠주기 위해 저녁 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다. 친구들 중 유독 친하다고 여겼던 B씨가 추천한 고기집에서 모였다. 1인분 가격은 1만5000원이었으나 친구 3명, 아기 2명, A씨의 당시 남자친구와 A씨까지 합치니 저녁 식사 총 금액은 19만원 정도가 나왔다. 청첩 당사자인 A씨 커플이 전액을 지불했다.
A씨는 "당시 남자친구는 저녁을 먹고 와서 고기를 별로 안 먹었고 B가 술을 계속 시키면서 돈이 꽤 나왔다"며 "결혼식에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생각에 기분좋게 계산했다"고 회상했다.
결혼식에는 그 저녁 자리에 있었던 모든 친구들이 와서 축하해줬다. A씨가 마음이 상한 것은 축의금 정산을 하면서였다.
A씨는 "집에와서 축의금 내역서를 보니 B씨가 축의금 5만원을 냈더라"며 "식대만 3만9000원이었는데 너무 적은 액수였다"고 덧붙였다.
서운한 마음이 든 A씨는 B씨를 초대하지 않은 채 신혼집 집들이를 마쳤다. 그리고 최근 B씨에게서 전화 한통을 받았다. B씨는 왜 집들이에 초대 안했냐, 또 한번 집들이를 하라며 다그쳤다.
A씨는 "빈손으로 와서 술만 잔뜩 먹고 갈 게 뻔해서 초대를 하지 않았는데 내가 잘못한 것이냐"며 "그 친구가 결혼한다면 나도 5만 원만 보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결혼식 축의금은 24년 만에 3배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만원과 5만원이 대세였던 것이 14년만에 5만원과 10만원으로 뛰었다.
최근 한국갤럽이 성인 1003명에게 '요즘 결혼식 축의금을 한번에 얼마나 내느냐'고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46%가 5만원, 43%가 10만원이라고 답했다. 20만원과 3만원이 각각 1%를 차지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축의금 액수도 우상향 하는 추세다. 1994년에는 '3만원 이하'가 84%였으나 2005년에는 '3만원'과 '5만원'으로 양분됐고 2013년에는 '5만원'이 약 70%를 차지하며 주류를 이뤘으나 6년 만에 다시 '5만원'과 '10만원'으로 나뉜 양상이다.
올해 축의금 평균 금액은 7.7만원으로 조사됐다. 시대별 평균 금액은 1994년 2.8만, 2001년 3.6만원, 2005년 4.2만원, 2013년 6.0만원 등이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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