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스본 전 영국 재무장관(48)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후임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직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출신의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연합(EU) 새 지도부 구성에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내정됐다.

언론인 출신으로 전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 정부에서 재무장관(2010∼2016)을 지냈으며 2016년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패배 후 캐머런 내각 사퇴와 함께 각료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2017년 총선에서 의원직을 사퇴한 오스본 전 장관은 2017년 5월 언론에 복귀해 '이브닝 스탠더드' 편집자로 있다.

정계 입문 전 텔레그래프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한 바 있다.

오스본 전 英 재무, 차기 IMF 총재 출마할 듯
오스본 전 장관은 라가르드 총재가 ECB 차기 총재로 내정된 후 친지들에게 자신이 IMF 총재 최적임자라고 주장해 출마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언론들은 전했다.

만약 오스본 전 장관이 IMF 총재로 선출되면 금융위기 회원국에 대한 '구제금융' 전문인 IMF의 75년 역사상 첫 영국인 총재가 된다.

또 브렉시트 국민투표 패배 후 테리사 메이 총리에 의해 재무장관에서 해임된 후 3년 만에 다시 공직에 복귀하게 되는 셈이나 국민투표 당시 캐머런 총리와 함께 EU 잔류 캠페인을 주도한 데 따른 비판론이 다시 비등할 것으로 보인다.

IMF 총재는 국제 불문율에 따라 유럽국 출신이 맡아왔으며 전후 브레턴우즈 체제의 쌍둥이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은 미국인이 맡아왔다.

또 EU 내에서도 집행위원장은 독일, ECB 총재는 프랑스, 유럽의회 의장은 이탈리아가 맡는 등 국가 간 안배가 이뤄진 만큼 영국 출신이 IMF 수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진행 중인 만큼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이다.

오스본 전 장관과 IMF 총재를 놓고 경합할 경쟁자로는 임기만료를 앞둔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가 꼽히고 있으며 카니 총재는 공교롭게도 오스본 전 장관이 천거한 인물로 캐나다 출신이나 영국과 아일랜드 시민권을 갖고 있다.

오스본 전 장관은 진행 중인 브렉시트와 또 유로존 금융위기 당시 그가 별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약점을 안고 있으나 친지들에게 IMF에 정치력이 필요한 시기이며 자신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후보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과도한 긴축정책으로 결과적으로 브렉시트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브닝 스탠더드를 통해 차기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을 지지한 그는 존슨으로부터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