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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소방서는 2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한 공터에서 '인천 송도소방서 질식소화포 이용 화재진압 시연회'를 열었다.
'질식소화포'는 불이 난 물체에 불연성(不燃性·불에 타지 않는 성질) 재질의 천을 덮어 산소유입을 차단, 불을 끄는 소방장비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연됐다.
송도소방서 화재대응·조사팀 대원들과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이날 시연회는 한 소방대원이 소형 승용차에 불을 붙이면서 시작됐다.
승용차 실내에 시뻘건 불길이 가득 차고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소방대원 2명이 가로 6m·세로 8m 크기의 질식소화포 양 끝자락을 잡았다.
이어 질식소화포를 2m가량 높이까지 들어 올린 뒤 그대로 승용차를 덮었다.
소방대원들은 승용차 내부로 산소가 들어가지 않도록 질식소화포로 물건을 포장하듯이 승용차를 완전히 감쌌다.
또 승용차 열기가 인근 지역으로 퍼지지 않도록 '열차단막'도 설치했다.
이 모든 과정을 수행하는 데는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20여분이 지나자 소방대원들은 질식소화포를 걷어냈다.
승용차의 붙은 모두 꺼진 상태였지만 소방대원들은 잔불이 남아있을 수 있다고 보고 소화기를 사용해 한 번 더 진화작업을 한 뒤에야 시연을 마무리했다.
송도소방서는 질식소화포를 이용한 진화작업이 지하주차장·터널 등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한 차량화재 등에 효과가 뛰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시연에 사용된 질식소화포는 돌가루·유리섬유 등 불연성 재질로 제작한 것이며 무게는 25㎏으로 성인 1명이 들기에 충분했다.
또 두께가 2㎜에 불과하고 접을 경우 가로 40㎝·세로 30㎝·높이 80㎝로 등산 가방 크기까지 줄어 옮기기에도 쉬웠다.
이 질식소화포는 노르웨이 한 업체에서 제작한 것으로 최대 30회까지 재사용이 가능하다.
질식소화포 수입업체 관계자는 "이 제품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에서 난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화하기 위해 설계한 것"이라며 "유럽은 전기자동차가 많아 이런 제품이 있지만 아쉽게도 국내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황우정 송도소방서 대응총괄팀장은 "이 장비를 활용하면 진화작업도 수월할 뿐만 아니라 유독가스로 적게 나온다"며 "특히 물로 진화할 때보다 현장보존이 잘 돼 화재 원인 조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