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만에 1조 증발…흔들리는 K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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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악재가 닥칠 때마다 제약·바이오 주식이 고꾸라지면서 그 여파에 코스닥시장까지 휘청거리고 있다.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감에 평소 주가가 높게 형성돼 악재에 취약한 제약·바이오 업종 특성상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84개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 28일 8,017.48로 마감하면서 직전 주말(8,498.79) 대비 5.66% 하락했다.
제약업종 지수의 시가총액은 한 주간 30조220억원에서 28조3천260억원으로 1조6천960억원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시총 감소액(10조5천860억원)의 16.02%에 달하는 규모다.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73개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지수 역시 3,030.19로 종료하면서 한 주 전(3,195.32)보다 5.17% 떨어졌다.
최근 바이오주의 급락은 에이치엘비의 임상 결과에 대한 실망감의 영향이 컸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27일 연 기업설명회에서 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 결과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이번 결과치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그 뒤 에이치엘비는 28일까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 기간 주가는 3만5천300원까지 떨어져 이번 악재에 노출되기 전인 26일 종가(7만2천원) 대비 반 토막이 났고, 시가총액은 2조8천249억원에서 1조3천850억원으로 1조4천399억원 증발했다.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역시 이틀 연속 하한가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에이치엘비에서 시작된 투자심리 위축은 바이오주 전반에 걸쳐 확산됐다.
지난 28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신라젠(-5.54%), 셀트리온제약(-2.34%), 헬릭스미스(-11.08%) 등 시총 상위에 포진한 바이오 종목들이 대거 동반 약세를 보였다.
엔지켐생명과학(0.85%), 제넥신(-9.13%), 에스티팜(-0.57%), 인트론바이오(-2.42%) 등 바이오 기업들은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8포인트(1.10%) 내린 690.53으로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1%대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수는 700선을 내줬다.
코스닥 시장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비중이 큰 만큼 바이오발 악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컸던 것이다.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업종 기업의 시총 비중은 2010년 9.6%에서 2014년 15.7%를 거쳐 올해 5월에는 26.5%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대다수 바이오주가 기업 실적 같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신약 개발 및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를 지탱한다는 데 있다.
에이치엘비의 경우 `리보세라닙이 곧 에이치엘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조 단위의 시가총액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업종 전체를 놓고 봐도 코스닥 제약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8일 현재 209.44배에 이른다. 업종 시가총액이 순이익의 200배를 넘을 정도로 고평가된 셈이다. 코스피 종목의 PER는 평균 12.34배이고 코스닥은 49.79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래 가치를 훼손하거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이슈가 발생하면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에이치엘비에 이어 임상3상 발표를 앞둔 메지온과 헬릭스미스의 임상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 시에는 정확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개발(R&D)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확보가 예상되는 기업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바이오주를 둘러싼 정보 불균형 문제도 작지 않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 공시 규정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의 임상 결과는 의무공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가 직접 발표하지 않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관련 내용을 알 방법이 없다.
실제로 에이치엘비는 기업설명회에서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설명했지 거래소 공시로는 전하지 않았다. 설명회는 평일 대낮에 진행된 데다 관련 공지도 회사 홈페이지에만 올렸기 때문에 일반 개인 투자자의 참여는 사실상 어려웠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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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84개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 28일 8,017.48로 마감하면서 직전 주말(8,498.79) 대비 5.66% 하락했다.
제약업종 지수의 시가총액은 한 주간 30조220억원에서 28조3천260억원으로 1조6천960억원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시총 감소액(10조5천860억원)의 16.02%에 달하는 규모다.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주요 제약·바이오 종목 73개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지수 역시 3,030.19로 종료하면서 한 주 전(3,195.32)보다 5.17% 떨어졌다.
최근 바이오주의 급락은 에이치엘비의 임상 결과에 대한 실망감의 영향이 컸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27일 연 기업설명회에서 신약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 시험 결과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이번 결과치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그 뒤 에이치엘비는 28일까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 기간 주가는 3만5천300원까지 떨어져 이번 악재에 노출되기 전인 26일 종가(7만2천원) 대비 반 토막이 났고, 시가총액은 2조8천249억원에서 1조3천850억원으로 1조4천399억원 증발했다.
계열사인 에이치엘비생명과학 역시 이틀 연속 하한가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에이치엘비에서 시작된 투자심리 위축은 바이오주 전반에 걸쳐 확산됐다.
지난 28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신라젠(-5.54%), 셀트리온제약(-2.34%), 헬릭스미스(-11.08%) 등 시총 상위에 포진한 바이오 종목들이 대거 동반 약세를 보였다.
엔지켐생명과학(0.85%), 제넥신(-9.13%), 에스티팜(-0.57%), 인트론바이오(-2.42%) 등 바이오 기업들은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8포인트(1.10%) 내린 690.53으로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1%대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수는 700선을 내줬다.
코스닥 시장내 제약·바이오 업종의 비중이 큰 만큼 바이오발 악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컸던 것이다.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업종 기업의 시총 비중은 2010년 9.6%에서 2014년 15.7%를 거쳐 올해 5월에는 26.5%까지 상승했다.
문제는 대다수 바이오주가 기업 실적 같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신약 개발 및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를 지탱한다는 데 있다.
에이치엘비의 경우 `리보세라닙이 곧 에이치엘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도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조 단위의 시가총액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업종 전체를 놓고 봐도 코스닥 제약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8일 현재 209.44배에 이른다. 업종 시가총액이 순이익의 200배를 넘을 정도로 고평가된 셈이다. 코스피 종목의 PER는 평균 12.34배이고 코스닥은 49.79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래 가치를 훼손하거나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이슈가 발생하면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에이치엘비에 이어 임상3상 발표를 앞둔 메지온과 헬릭스미스의 임상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제약·바이오 업종 투자 시에는 정확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개발(R&D)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 확보가 예상되는 기업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바이오주를 둘러싼 정보 불균형 문제도 작지 않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 공시 규정에 따르면 바이오 기업의 임상 결과는 의무공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가 직접 발표하지 않으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관련 내용을 알 방법이 없다.
실제로 에이치엘비는 기업설명회에서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설명했지 거래소 공시로는 전하지 않았다. 설명회는 평일 대낮에 진행된 데다 관련 공지도 회사 홈페이지에만 올렸기 때문에 일반 개인 투자자의 참여는 사실상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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