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마두로 암살 등 쿠데타 음모 사전적발…美도 개입"
베네수엘라 정부는 26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암살 음모를 포함한 쿠데타 시도를 사전에 적발해 무산시켰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와 TV를 통해 전국으로 방영된 방송 연설에서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노린 쿠데타를 계획하던 파시스트 테러분자들의 무리를 적발해 붙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파시스트 쿠데타 시도에 맞서 혁명적인 반격을 가하는 데 있어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회견에 앞서 정부 대변인 격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공보장관이 국영방송을 통해 쿠데타 음모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고 AP와 AFP 통신 등이 전했다.

로드리게스 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대부분 전직 경찰관과 군인으로 구성된 한 조직이 정부청사 등을 폭파하고, 수도 카라카스의 비행장을 장악하며,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을 턴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 외에 영부인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 집권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의 디오스다도 카베요 대표도 암살 표적이었다고 로드리게스 장관은 전했다.

그는 또 이들이 헬리콥터를 훔치고 베네수엘라 정보기관 세빈(SEBIN) 본부를 공격해 지난 2009년 부패 혐의로 체포된 라울 바두엘 전 국방장관을 석방시켜 그를 차기 대통령에 앉히려는 음모도 꾸몄다고 밝혔다.

베네수 "마두로 암살 등 쿠데타 음모 사전적발…美도 개입"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쿠데타 음모를 배후에서 지원했다는 주장도 내놨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도 쿠데타 음모에 관여된 것으로 보고 이날 오전 카라카스의 한 고속도로에서 과이도 의장의 보좌진을 체포하는 등 충돌을 빚었다.

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쿠데타 연루설을 "거짓말"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마두로 정권은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쿠데타 음모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는 자세히 공개한 적이 없다고 AP가 전했다.

지난해 8월에는 수도 카라카스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연설하던 중 폭발물을 실은 두 대의 무인기(드론)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암살기도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네수 "마두로 암살 등 쿠데타 음모 사전적발…美도 개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