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2시 기자회견 예정…"미 정부, 원폭 투하 대량학살 책임 인정·사죄해야"
원폭 피해자들, 트럼프 방한 앞두고 주한 美 대사관에 모인다
오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원폭 피해자들이 서울 광화문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 모인다.

한국 원폭2세 환우 쉼터인 합천평화의집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하루 전인 오는 28일 오후 2시 주한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합천평화의집, 사단법인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한국원폭2세환우회 관계자와 원폭 피해자 1세 및 후손 등 300여명이 모일 예정이다.

이들은 미 정부가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해 한국인을 포함한 무고한 시민들을 대량학살했다며 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죄를 촉구할 계획이다.

당시 강제징용 등으로 일본에 거주하다가 피폭된 한국인은 10만 명 선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5만명은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

합천평화의집 등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원폭 피해자들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을 미 대사관에 전달하기로 했다.

해당 글에는 '원폭 투하 이후 74년이 다 되도록 미 정부는 단 한 번도 한국인 피폭자에 대해 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 배상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없다.

전쟁의 제공 원인과 발발 책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일제의 식민지배로 인한 강제징용 등으로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인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거나 상해를 입었다.

대를 이어 피폭 후유증으로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는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후 미 대사관 일대를 걸으며 평화행진에도 나선다.

합천평화의집 관계자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백악관에 발송한 적이 있지만, 미 대사관 앞에서 원폭 피해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생존해 있는 원폭 피해자 1세는 2천261명으로 집계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