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중구 슈로더투신운용 한국 지사에서 만난 앨런 에어스 슈로더 신흥국 핵심역량 총괄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가장 많이 조정을 받은 만큼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면 회복도 빠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에어스 총괄은 “한국 증시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져 좋은 종목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반도체는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장기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올해 안에 해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타협안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양국간 협상 재개를 알리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에어스 총괄은 한국과 함께 브라질, 러시아를 하반기 유망 투자 지역으로 꼽았다. 그는 “브라질은 새 대통령의 시장친화적 정책과 연금 개혁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며 “시장의 기대보다 개혁의 속도는 늦어지고 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 저평가된 시장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어 주목할만 하다”고 했다. 에어스 총괄은 “브라질과 러시아 모두 기준금리가 높아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올 들어 급등한 인도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에어스 총괄은 “인도는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처이긴 하지만 최근 상승으로 너무 비싸졌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선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경제는 회복될 것”이라며 “그것이 주식시장에까지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