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제재 수단 사실상 고갈…美, 대선전으로 대북 양보 어려워"

러시아 정부의 안보 분야 고위 인사가 19일(현지시간) 내년에 한반도 정세가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안보 분야 대통령 자문기구인 안보회의 부서기(우리의 국가안보실 차장 격) 알렉산드르 베네딕토프는 이날 중부 도시 우파에서 열린 국제 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이같이 전망했다.

베네딕토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미국이 협상 태도를 바꿀 시간은 올해 말까지만 남아있다고 말했다"면서 "(이때까지) 미 국무부가 대북 관계 개선 의지의 진지함에 대해 북한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2020년에는 한반도 정세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반도 정세는 가장 복잡한 국제 안보 문제 가운데 하나로 남아있다"면서 이같이 관측했다.

베네딕토프는 "북한과 미국은 모두 평화적 문제 해결 방향으로 나아가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러시아는 타협책을 찾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지지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 왔으며, 미국과 화해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태도도 높이 평가해 왔다"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도 현재 여러 정황이 한반도 문제의 조속한 해결 전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근거로 "대북 제재 영향력은 사실상 완전히 고갈됐으며,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동결 중단 조치(시험 재개)에 대응할 외교적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본격적으로 대선전으로 돌입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양보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미국 권위의 상실로 비칠 수 있다"면서 대북 협상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운신 폭이 좁아 들고 있음에 주목했다.

러시아 안보분야 고위인사 "내년 한반도 정세 악화 가능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