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교착속 대북 식량지원…협상재개 모색하며 '신뢰회복'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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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감대下 추진…"北주민 대남의식 긍정적 변화 촉진" 기대
한반도 주변국들이 정체된 대화 흐름을 되살리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장고 끝에 19일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국내산 쌀 5만t을 지원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정부의 대북 현물 식량지원은 2010년 북한 수해 당시 국내산 쌀 5천t을 긴급구호 성격으로 무상 지원한 이후 9년 만이다.
정부는 북한의 식량난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대북 식량지원의 방식과 규모, 시기를 다각적으로 검토해 왔다.
북한이 지난달 4일과 9일 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해 대북 여론이 악화하자 민간단체와 종교계, 전문가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거쳤다.
식량지원에 대한 국민 여론이 나뉘고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했던 여야 대표 회동도 성사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심각한 식량 사정을 감안해 최종적으로 지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 방한한 데이비드 비슬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도 문 대통령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 지원 동참을 요청했다.
통일부는 "국제사회에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동포인 우리가 이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WFP의 공여 요청에 따라 지원을 결정했음을 강조했다.
남북관계 소강 상황에서 북한과 지원방식 등을 직접 논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번 지원은 북한에 대한 '간접적 메시지' 성격이 크다.
특히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북한과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는 "북한 주민은 우리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은 결국 우리에 대한 지원"이라며 북한 주민의 대남의식 변화에도 직접적 영향을 줘 긍정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식량지원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한미간의 공동 인식을 발판 삼아 추진된 것이기도 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20∼21일 방북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등 이달 하순 일련의 계기를 통해 협상 재개를 추동하고자 하는 한미가 북한을 향해 하나의 '긍정적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통일부가 이날 "한미가 협의하여 아무런 조건 없이 식량 지원을 추진함으로써, 남북·북미간 신뢰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정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지원을 통해 당장의 정치적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해 왔다.
실제로 5만t이라는 이번 지원 규모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WFP가 추산한 올해 북한 식량 부족분 136만t에 비하면 매우 적다.
북한 주민들이 하루에 소비하는 쌀은 1만t을 조금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최근 남측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비본질적·부차적 문제'로 규정하며 남한 당국이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지원하는 식량이 지난 13일 남포항에 도착했을 때 북한 매체가 "두 나라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 의미를 부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은 식량난 타개를 위해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 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했으며, 베트남도 이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양자 직접지원을 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북한이 남측의 인도적 지원에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결국 미국의 '셈법' 변화 등을 통해 북미협상이 근본적으로 풀려야 남북관계도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쌀 지원이 일단 성사됐다는 점에서 북한도 남한 당국의 의도를 이해하고 WFP와의 실무협의 과정에서 '암묵적'으로 수용 의사를 밝혔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정치와 인도주의 분리를 강조해온 남한 정부의 의도를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향후 대남 정책에 반영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연합뉴스
정부의 대북 현물 식량지원은 2010년 북한 수해 당시 국내산 쌀 5천t을 긴급구호 성격으로 무상 지원한 이후 9년 만이다.
정부는 북한의 식량난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대북 식량지원의 방식과 규모, 시기를 다각적으로 검토해 왔다.
북한이 지난달 4일과 9일 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해 대북 여론이 악화하자 민간단체와 종교계, 전문가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거쳤다.
식량지원에 대한 국민 여론이 나뉘고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했던 여야 대표 회동도 성사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심각한 식량 사정을 감안해 최종적으로 지원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 방한한 데이비드 비슬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도 문 대통령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 지원 동참을 요청했다.
통일부는 "국제사회에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동포인 우리가 이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WFP의 공여 요청에 따라 지원을 결정했음을 강조했다.
남북관계 소강 상황에서 북한과 지원방식 등을 직접 논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번 지원은 북한에 대한 '간접적 메시지' 성격이 크다.
특히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북한과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통일부는 "북한 주민은 우리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서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은 결국 우리에 대한 지원"이라며 북한 주민의 대남의식 변화에도 직접적 영향을 줘 긍정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식량지원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한미간의 공동 인식을 발판 삼아 추진된 것이기도 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20∼21일 방북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등 이달 하순 일련의 계기를 통해 협상 재개를 추동하고자 하는 한미가 북한을 향해 하나의 '긍정적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통일부가 이날 "한미가 협의하여 아무런 조건 없이 식량 지원을 추진함으로써, 남북·북미간 신뢰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정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지원을 통해 당장의 정치적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해 왔다.
실제로 5만t이라는 이번 지원 규모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WFP가 추산한 올해 북한 식량 부족분 136만t에 비하면 매우 적다.
북한 주민들이 하루에 소비하는 쌀은 1만t을 조금 웃도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 선전매체들은 최근 남측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비본질적·부차적 문제'로 규정하며 남한 당국이 더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지원하는 식량이 지난 13일 남포항에 도착했을 때 북한 매체가 "두 나라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 의미를 부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은 식량난 타개를 위해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 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했으며, 베트남도 이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양자 직접지원을 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북한이 남측의 인도적 지원에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결국 미국의 '셈법' 변화 등을 통해 북미협상이 근본적으로 풀려야 남북관계도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쌀 지원이 일단 성사됐다는 점에서 북한도 남한 당국의 의도를 이해하고 WFP와의 실무협의 과정에서 '암묵적'으로 수용 의사를 밝혔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정치와 인도주의 분리를 강조해온 남한 정부의 의도를 북한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향후 대남 정책에 반영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