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사의 장례 행렬은 이날 오전 6시30분 서울 마포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발인했다. 이후 장례위원회는 생전에 이 여사가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예배가 거행됐다.
이낙연 총리는 조사에서 "정권교체 절반은 여사님 몫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고난을 피하지 않고 정면을 마주하신 여사님의 생애를 기억하며 우리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배는 참석자들이 차례로 이 여사 영전에 헌화하는 것을 끝으로 70여분 만에 마무리됐다.
예배가 끝난 후 운구 행렬은 이 여사가 별세할 때까지 50년 넘게 살았던 동교동 사저를 들러 노제를 지냈다. 정부가 주관한 추모식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각계 지도자와 시민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추모식에는 공동 장례위원장인 이낙연 국무총리,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 민주평화당 권노갑 고문과 장례위 상임고문을 각각 맡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자유한국당 황교안·바른미래당 손학규·평화당 정동영·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의원들이 참석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 "여사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남아있는 우리들의 몫이 이제 시작됐다"며 "뼈를 깎는 각오로 그 꿈을 완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여사 추모 영상 상영, 헌화 및 분향을 끝으로 50분가량의 추모식은 끝이 났다. 추모식 이후에는 현충원 내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이 여사의 안장식이 거행됐다. 안장식은 김 전 대통령의 기존 묘를 개장해 합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여사는 지난 10일 향년 97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이 여사는 올해 3월부터 노환으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이 여사는 수년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으나 최근 앓고 있던 간암 등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1922년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고와 이화여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미국 램버스대를 거쳐 스카렛대를 졸업했다.
귀국 후에는 이화여대 사회사업과 강사로 교편을 잡는 한편 초대 대한YWCA 총무 등을 역임하며 여권 신장에 기여한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다. 상처한 김 전 대통령과 1962년 결혼한 뒤에는 정치적 동지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했다.
김 전 대통령이 4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70대를 넘어선 나이에 '퍼스트 레이디'로서 활발한 내조를 벌였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을 동행해 영부인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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