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물가 2.6% 올라…상승폭 2년5개월 만에 최대
D램 수출가격은 10개월 연속 하락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9년 5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2015년 100·원화 기준) 잠정치는 103.16으로 전월보다 2.6% 상승했다.
수출 물가는 4개월 연속 올랐다. 2월부터 전월 대비 1% 미만의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달 오름폭이 커졌다. 2016년 12월(3.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수출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은 환율이다. 5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83.29원으로 4월(1140.95원)보다 3.7% 상승했다.
공산품 수출물가가 2.6% 상승했다.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2.1%), 운송장비(3.4%), 화학제품(2.7%) 등이 오른 결과다. 농림수산품 수출물가도 3.4% 상승했다.
세부품목별로 휴대용 전화기(3.7%), RV자동차(3.2%), 카본블랙(5.4%), 경유(3.1%) 등의 원화 기준 수출 가격이 전월보다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중에서 시스템반도체(3.5%) 수출 가격도 올랐다.
반면 D램 반도체 수출 가격은 0.5% 내렸다. 4월(-9.9%)보다는 낙폭이 축소됐지만 10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에 지난달 D램 수출물가지수는 76.7로 2016년 9월(69.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32.5% 하락했다.
또 다른 수출 주력 제품인 플래시메모리의 수출 가격도 하락했다. 2017년 11월부터 하릴없이 수출 가격이 떨어지다 지난 4월 약보합세를 나타냈으나 5월에 다시 1.5% 내렸다. 올 들어 플래시메모리 수출 가격은 12.9% 하락했다.
강창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계약통화 기준 D램 메모리 가격 하락폭은 4.0%로 4월(-10.7%)보다 하락폭이 줄었다"면서도 "저점을 찍고 올라가는 상황이 아닌 만큼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기는 아직 무리"라고 평가했다. 5월 수입물가지수는 113.66으로 전월보다 2.2%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물가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바이 유가는 지난 5월 배럴당 69.38달러로 전월보다 2.2%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원재료 수입물가는 1.4% 올랐다. 중간재의 경우 2.4%,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3.4%, 2.6%씩 상승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수출물가지수는 0.4% 상승해 6개월 만에 반등했다. 수입물가지수도 4.6% 뛰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 5월 수출 물가는 전월보다 0.9% 내렸다. 지난해 5월보다는 7.9% 하락했다. 수입물가는 한 달 전보다 1.3%, 지난해 5월보다는 3.9% 떨어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