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 순방일정의 하나로 기획된 한-핀란드 대학생들의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관심을 끌었다.

지난 11~12일 진행된 ‘한·핀란드 대학생 연합 해커톤’이란 이름의 행사에서는 커피 찌거기를 재활용해 노인용 스마트 지팡이를 만든 ‘주블리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준우승한 ‘히바CC’팀은 증강현실(AR)을 활용해 도심에서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넣을 때마다 점수를 주는 ‘트래시 고’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심사를 맡은 핀란드 도시환경 전문가 파트릭 홀로파이넨은 “주블리의 제품은 일상에서 많이 배출되는 커피 찌거기를 활용해 친환경 도시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참신했다”며 “히바CC는 쓰레기를 줍는 단순 노동을 게임과 접목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개발자·기획자·디자이너 등이 함께 팀을 구성한 뒤 마라톤을 하듯 주어진 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기획해 프로그래밍을 통해 결과물을 만드는 대회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 핀란드 대학생 50명이 참가했으며 양국 학생을 섞어 8개 팀을 구성했다. 한국과 핀란드 정상이 지난 11일 행사장을 방문해 ‘친환경 미래도시’란 주제를 제시한 뒤 각 팀은 무박 72시간 동안 성과물을 만들어냈다.
우승팀에는 중기부장관과 핀란드 경제고용부장관이 공동 수여하는 ‘혁신상’을, 준우승팀에는 창업진흥원장과 비즈니스핀란드 대표가 공동 수여하는 ‘성장상’이 수여됐다.

중기부는 혁신상 수상 팀에게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 참가할 때 서류평가 면제 후 본선 진출권을 주고,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을 신청할 경우 선정평가 과정에서 우대할 계획이다.

이 행사장에는 한국과 핀란드의 창업자와 투자자 29명이 자문위원으로 참석해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는 “해커톤에서는 우승보다 협업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참자가 전원에게 10만원 상당의 배달의민족 쿠폰 지급을 약속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도 현장을 방문해 “학생들이 시차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밤을 새느라 힘들텐데 열정적으로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