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12일부터 ‘부분 직장 폐쇄’에 들어간다. 부산공장 야간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생산직 근무 형태도 기존 주·야간 2교대에서 주간 1교대로 전환한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야간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부분 직장 폐쇄를 단행하기로 했다. 부산공장(연산 30만 대) 생산량이 쪼그라들고, 이 회사 노동조합의 전면 파업으로 공장 가동률마저 뚝 떨어진 데 따른 조치다. 향후 주간 1교대 근무 형태가 굳어지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날 “부분 직장 폐쇄는 더 이상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회사의 단호한 의지를 밝히기 위한 조치”라며 “12일부터 주간조만 운영하는 비상 생산체제에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QM6 LPG 신차 모델과 로그 수출 물량의 납기 지연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12일부터 야간조 없애는 르노삼성…인력 구조조정 신호탄 올랐나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0일 노동조합에 근무 형태 변경 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기존 주·야간 2교대인 부산공장 근무 형태를 주간 1교대로 바꾸는 게 요지다. 부산공장 야간 가동을 중단하기 위한 조치다. 르노삼성은 생산직 직원 1800명을 주·야간조로 900명씩 나눠 공장을 돌리고 있다.

르노삼성은 전면 파업을 거부하고 출근 중인 생산직 직원을 중심으로 주간 근무조를 재편성해 12일부터 생산라인에 투입할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근무 형태 변경은 단체협약상 ‘합의’가 아니라 ‘협의’ 사안”이라며 “노조에 설명하는 과정을 거쳐 1교대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직장 폐쇄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노조를 따르지 않는 사람만 골라 공장을 돌리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르노삼성이 부산공장 야간 가동을 멈추고, 기존 2교대인 근무 형태를 1교대로 바꾸려는 이유는 공장 가동률 하락과 생산량 감소 때문이다. 전면 파업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직원이 나오고 있지만 부산공장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조립라인 인력이 부족해 평소보다 시간당 생산량(UPH)을 크게 줄였다. 지난 5일 노조의 전면 파업 선언 이후 부산공장의 차량 생산량은 평소 대비 10~20% 수준에 불과하다. QM6 LPG 모델 신차와 로그 수출 물량을 대기도 어려울 정도다.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인건비와 관리비 등 고정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탓도 있다.

[단독] 르노삼성, 12일부터 부분 직장폐쇄
부산공장의 생산량 자체가 급감한 영향도 크다. 올 1~5월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량은 6만816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5064대)보다 35.1% 줄었다.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생산일수가 줄어든 데다 내수시장에서도 부진을 겪은 탓이다. 프랑스 르노 본사와 동맹을 맺은 일본 닛산이 노조의 장기 파업을 이유로 올해 로그 위탁생산 물량을 40%가량(연간 10만 대→6만 대) 줄이면서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오는 9월 로그 수탁생산 계약이 끝나면 공장 가동률은 뚝 떨어질 공산이 크다.

업계에선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1교대 근무체제가 ‘한시적’이 아닌 ‘상시적’ 근무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주간 1교대 체제로 바뀌면 다른 조에 속한 직원을 다른 라인에 전환 배치하거나 임금을 삭감하고 일감을 나눠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감원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창민/부산=김태현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