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국내 태양광 산업 잔혹사…한국실리콘마저 파산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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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채무변제 계획안 못내
법원, 회생절차 폐지 결정
법원, 회생절차 폐지 결정
▶마켓인사이트 6월 11일 오후 3시12분
국내 2위 폴리실리콘 업체인 한국실리콘이 파산 기로에 섰다. 지난해 5월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추진한 매각(M&A) 등 투자 유치가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호황이지만 한국실리콘에 이어 국내에 홀로 남은 잉곳·웨이퍼 생산업체 웅진에너지도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국내 태양광산업이 혹독한 구조조정기를 맞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전날 한국실리콘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한국실리콘이 지난달 말까지 채무 변제 계획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2주일간 한국실리콘 측의 항고가 없으면 확정된다.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되면 한국실리콘은 회생절차 이전으로 돌아간다.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을 막는 회생절차의 ‘보호막’을 벗어나게 된다.
업계에선 한국실리콘이 회생절차에서 벗어나면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업 지속 여부를 좌우하는 변수인 국제 폴리실리콘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한국실리콘이 회생을 신청했을 때 ㎏당 15달러 선이었던 폴리실리콘 시세는 올 들어 10달러 선이 붕괴된 뒤 현재 9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실리콘 손익분기점이 ㎏당 13~14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지난 3월 말 기준 한국실리콘의 부채는 5099억원에 달한다.
한국실리콘은 주주, 채권자 등과 논의를 거쳐 향후 행보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국실리콘의 최대주주는 큐캐피탈파트너스와 IBK캐피탈이 대주주인 태양광 설비 제조업체 수성지엔(지분율 26.23%)이다. 큐캐피탈과 IBK캐피탈은 펀드를 통해 지분 7.3%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전력공사(10.44%)와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인 파인트리자산운용 자회사 파인트리AMC(10.24%)도 한국실리콘의 주요 주주 겸 채권자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생절차 중 이뤄진 두 차례 매각 시도가 불발된 만큼 파산이나 경매, 청산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실리콘이 파산 기로에 선 가운데 지난 5월 웅진에너지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업계에선 국내 태양광산업이 ‘치킨게임의 패배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한국의 반값도 안 되는 전기요금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며 “산업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국내 2위 폴리실리콘 업체인 한국실리콘이 파산 기로에 섰다. 지난해 5월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추진한 매각(M&A) 등 투자 유치가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호황이지만 한국실리콘에 이어 국내에 홀로 남은 잉곳·웨이퍼 생산업체 웅진에너지도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국내 태양광산업이 혹독한 구조조정기를 맞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전날 한국실리콘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한국실리콘이 지난달 말까지 채무 변제 계획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2주일간 한국실리콘 측의 항고가 없으면 확정된다.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되면 한국실리콘은 회생절차 이전으로 돌아간다.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을 막는 회생절차의 ‘보호막’을 벗어나게 된다.
업계에선 한국실리콘이 회생절차에서 벗어나면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업 지속 여부를 좌우하는 변수인 국제 폴리실리콘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한국실리콘이 회생을 신청했을 때 ㎏당 15달러 선이었던 폴리실리콘 시세는 올 들어 10달러 선이 붕괴된 뒤 현재 9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실리콘 손익분기점이 ㎏당 13~14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지난 3월 말 기준 한국실리콘의 부채는 5099억원에 달한다.
한국실리콘은 주주, 채권자 등과 논의를 거쳐 향후 행보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국실리콘의 최대주주는 큐캐피탈파트너스와 IBK캐피탈이 대주주인 태양광 설비 제조업체 수성지엔(지분율 26.23%)이다. 큐캐피탈과 IBK캐피탈은 펀드를 통해 지분 7.3%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전력공사(10.44%)와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인 파인트리자산운용 자회사 파인트리AMC(10.24%)도 한국실리콘의 주요 주주 겸 채권자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생절차 중 이뤄진 두 차례 매각 시도가 불발된 만큼 파산이나 경매, 청산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실리콘이 파산 기로에 선 가운데 지난 5월 웅진에너지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업계에선 국내 태양광산업이 ‘치킨게임의 패배자’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한국의 반값도 안 되는 전기요금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며 “산업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