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협력업체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을 반복하면서 납품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자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본지 6월 3일자 A1, 6면 참조

부산상공회의소가 최근 부산과 경남, 울산에 있는 르노삼성 협력사 4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다수 회사가 인력을 정리하거나 근무시간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사는 아예 르노삼성과 거래를 끊고, 부산에 있는 공장을 폐쇄했다.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의 합작법인인 B사는 최근 직원 아홉 명을 내보냈다. 회사를 설립한 이후 첫 구조조정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르노삼성 사태로 한국 시장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을 비즈니스 안정성이 높은 국가로 봤지만, 올 들어 파업 리스크가 매우 큰 지역으로 꼽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C사는 사무직의 30%를 이직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퇴사시켰다. 올 1분기 생산량이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15~20%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생산직 인력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노동조합 소속이어서 구조조정을 하지 못하고 공장 청소를 시키는 실정이다. D사는 잔업이 줄어 임금이 일부 감소하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업과 근무시간 축소 등은 일상이 됐다. E사는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0% 넘게 줄어 주야 2교대 근무를 포기하고 주간 근무만 하고 있다. F사는 생산한 제품 일부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르노삼성의 전면파업 소식이 들려오자 일부 부품사 대표는 사업을 접어야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