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 트럼프-시진핑 '노딜' 때 닥칠 충격 대비 분석도
"中서 당국 통제로 개인·기업들 달러 구하기 어려워"
미중 갈등 심화 국면 속에서 중국 당국이 외환 통제를 한층 강화하면서 중국 내 개인과 기업들이 달러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자국 국민이 연간 5만 달러 한도에서 외화를 새로 사거나 기존 외화 예금에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인들은 규정 한도 내에서조차 달러를 구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당국은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보험 상품, 주식 등 금융 상품을 사거나 고급 아파트를 사는 데 외화를 바꿔주지 않도록 은행들에 요구하고 있다.

여러 은행은 당국의 지침에 따라 고객이 한 번에 3천 달러 이상의 외화를 살 때 동향을 면밀히 감시한다.

이는 기존의 감시 대상인 5천 달러보다 하향된 것이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들의 달러 사용에 대한 통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기업들은 해외 부동산을 취득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최근 들어서 핵심 비즈니스 영역에 해당하지 않으면 승인을 얻기가 어렵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많은 중국 수출업자들은 달러로 받은 판매 대금을 위안화로 바꾸려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런 달러 유출 통제 강화 조치가 미중 무역 갈등이 한층 악화해 자국 외환 시장에 충격이 닥칠 것에 대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만나 새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중국 외환 시장에 한 차례 충격이 올 것에 대비한 조치라는 것이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케빈 라이는 SCMP에 "중국은 외부로 돈이 거의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자본 유출이 되도록 허락할 때마다 시장은 매우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선임 전략가인 마이클 에브리는 "중국의 미래가 그토록 튼튼하고 안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왜 달러를 사도록 허용하지 않는가"라며 "자본 통제가 더욱 심해질수록 더 많은 사람이 달러를 얻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