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형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사진)가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스 후즈 후 앨버트 넬슨 마르퀴스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마르퀴스 후즈 후에 등재된 사람 중 상위 10% 정도만 받는 상이다. 박 교수는 15년간 치매 환자를 치료하며 연구활동을 이어오고 사회적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력해왔다. 박 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과 대책 마련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열리는 해양바이오 콘퍼런스에 가면 중국 연구자가 수백 명은 옵니다. 하지만 한국은 전문 연구자가 열 명 남짓밖에 안 될 정도로 이 분야에서 뒤처져 있습니다.”국내 해양바이오 분야 권위자인 김세권 한국해양대 석좌교수의 말이다. 해양바이오자원의 잠재적 시장가치는 26조달러로 추정된다. 지구 표면의 75%를 차지하는 바다에는 지구 생물종의 80%인 30만 종이 있다. 그러나 제품화에 성공한 것은 1%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앞서가고 있지만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며 “지금부터라도 해양바이오산업을 적극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해양바이오에서 금맥 캔다해양바이오 원료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에 많이 쓰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하는 해양 유래 기능성 원료(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할 수 있는 원료)는 클로렐라, 스피룰리나 등 20여 종이다. 화장품에는 갈조, 다시마, 우뭇가사리, 감태 등 65종의 기능성 소재가 활용된다.한국콜마는 2016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김 교수의 연구 및 저술 활동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한 일부 원료로 화장품을 출시했다. 한국콜마와 원자력연구원이 공동 설립한 콜마비앤에이치는 전남 완도에 있는 해림후코이단과 국내산 미역에 함유된 성분인 후코이단을 사용해 면역력 증진에 좋은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시작했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조직 재생 효과가 있는 물질을 연어 생식세포에서 분리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SM생명공학은 지난해 8월 고등어 유효성분을 넣은 기능성 숙취해소 음료를 내놨다. 네이처글루텍은 물속에서도 바위에 잘 붙는 홍합을 이용해 의료용 접착제를 개발 중이다.장덕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은 “시장 환경을 조성하면 국내 시장 규모는 현재 3700억원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거꾸로 가는 국가 R&D미국 일본 중국 등은 일찌감치 해양바이오산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미국은 1966년부터 해양산업 10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해양바이오산업에 주목해왔다. 지금까지 해양생물 유래 물질로 개발한 신약 특허는 300여 건에 달한다. 국가과학재단(NSF) 국립보건원(NIH) 해양대기관리청(NOAA) 등을 통해 매년 1억달러를 연구비로 지원한다.일본은 하코다테, 도호쿠, 홋카이도, 오키나와 등에 해양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중국은 7대 전략 산업 중 하나로 해양바이오산업을 선정하고 광저우, 샤먼, 칭다오 등 여덟 곳에 해양첨단과학기술산업단지를 지었다.한국도 2004년 시작된 해양수산부의 마린바이오21사업 등을 통해 연구가 활발해졌다. 하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최근 3년째 정부의 해양바이오사업 예산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관련 예산은 2017년 363억5800만원에서 2018년 360억4200만원, 올해 348억200만원으로 줄었다.해양생물 유전체 데이터 확보 사업도 동력을 잃고 있다. 214억원이 투입된 1단계 사업에서 59종의 해양생물 유전체 정보를 해독하고 항산화 및 항균 효과가 있는 유전자 39종을 확보했다. 그러나 1단계보다 더 많은 해양생물 유전체 연구가 이뤄질 2단계 사업 예산은 축소될 전망이다.김혜란 해양생물유전체사업단장은 “4년간 진행되는 2단계 사업의 3년차까지만 130억원의 예산이 확정돼 계획됐던 주요 연구가 상당수 중단될 위기”라고 했다.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국내 바이오벤처 투자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성공 사례를 이어가겠습니다.”유희원 부광약품 대표(사진)는 3일 “올해 한 단계 진화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선보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해외는 간접 투자, 국내는 직접 투자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해외는 직접, 국내는 간접 투자 형태로 전략을 바꾼다. 이를 위해 국내 바이오 투자에 집중하기 위한 투자사도 설립할 예정이다.유 대표는 “안트로젠을 통해 얻은 수익을 국내 바이오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재투자하기 위한 펀드 형태의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한다”며 “국내 직접 투자는 법적 문제나 국민 정서상 한계가 있어 벤처투자사 형태의 자회사나 별도 조직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부광약품은 18개 해외 바이오회사에 투자했다. TVM 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사를 통해 간접 투자한 회사가 13곳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직접 투자한 곳은 미국 희귀의약품 개발사인 에이서테라퓨틱스, 미국 바이오벤처 사이토사이트 바이오파마 등이 대표적이다. 유 대표는 “단순히 투자만 하는 게 아니라 라이선스인(기술 도입)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기회를 찾기 위한 것”이라며 “부광약품의 연구소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해외 연구소나 대학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 연구기관과 협업 논의를 하고 있으며 연내 가시화될 전망이다.유 대표는 중추신경계(CNS)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치매 치료제 아리셉트(도네페질) 하나로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한 일본 에자이가 롤모델이다. 부광약품은 2014년 11월 인수한 덴마크 바이오벤처 콘테라파마를 통해 CNS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관련 이상 운동증 치료제 JM-010을 개발 중이다. 이달부터 유럽과 미국 임상 2상에 들어갔다. 미국 제약사 맬리어사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 MLR-1023은 글로벌 임상 2상을 마쳤다. 유 대표는 “CNS는 콘테라파마, 제제 기술은 다이나테라퓨틱스 등 부광 아래 프로젝트별 자회사에서 R&D를 한다”고 설명했다.지난해 7월 태양광업체인 OCI와 50 대 50 비율로 설립한 합작법인 비앤오바이오를 통해서도 신약 후보물질에 투자한다. 5년간 연 100억원 이상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올해 비염 치료제 딜라스틴과 경구용 항암제 나벨빈 등 신약을 비롯해 6~7개 제품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R&D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실적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