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무역전쟁 여파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확산하면서 하락했다.

2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3달러(0.6%) 하락한 58.8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확산했다.

중국은 관영언론을 동원해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제한 등의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견해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초 방일 기간에 중국과 합의할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는 발언을 내놓는 등 양국의 갈등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짙어졌다.

이에 안전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미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도 심화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3개월물 금리는 10년물 금리보다 12베이시스포인트(bp) 높아졌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의 역전 폭이라고 CNBC 등 주요 외신은 설명했다.

3개월과 10년물 금리의 역전은 대표적인 경기 침체 예고 신호로 간주된다.

이에따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4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급속히 위축됐다.

경기 침체 우려는 원유 수요 둔화 공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WTI는 장중 한때 지난 3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배럴당 56.88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큰 폭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공급 차질 우려도 지속하는 데 따라 낙폭은 줄었다.

이란의 5월 원유 수출 규모가 지난 4월의 절반에 불과한 하루평균 40만 배럴가량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오클라호마 등 미국 중부에서 발생한 대형 홍수로 미국 원유 운송 차질 우려도 커졌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연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제기된다.

일부 외신은 러시아의 부총리 안톤 실루아노프가 감산 합의를 연장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최근 유조선 공격의 배후는 이란이 확실하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란과 긴장도 고조됐다. 이란은 볼턴 보좌관을 `전쟁광`이라며 맹비난했다.

볼턴 보좌관은 다만 이란이 유조선 공격의 배후라도 이에 대응한 군사적인 행동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해 불안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공급 위축 우려에도 위험회피 심리 확산하면서 유가가 변동성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원자재 시장 전략 대표는 "주식과 원유는 떨어지고, 금은 최근 부진에서 헤어나오고 있다"면서 "미 국채 금리 하락도 목격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위험회피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확산에 WTI 0.6% 하락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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