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의 증권거래세 인하가 적용된 첫날인 30일 증시 거래량은 오히려 소폭 줄었다. 이날 거래부터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적용하는 증권거래세는 기존 0.30%에서 0.25%로 0.05%포인트 내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량 합계는 10억991만 건으로 5월 들어 하루 평균 거래량인 13억8398만 건에 한참 못 미쳤다. 거래대금도 8조6805억원으로 5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인 9조8159억원을 밑돌았다. 이날 거래량은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량인 11억9073만 건보다도 적다.

이론상 증권거래세가 낮아지면 투자자의 거래비용이 줄어 주식 거래가 활발해진다. 과거 증권거래세는 1995년 7월 0.50%에서 0.45%로, 1996년 4월 0.40%로 연이어 내린 적이 있다. 당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첫 인하 전 3개월간(4~6월) 3256억원에서 인하 후 3개월간(7~9월) 6445억원으로 1.9배 증가했다.

하지만 이번 증권거래세 인하가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하반기 2200선까지 회복했던 코스피지수가 올해 들어 2000선 초반까지 주저앉으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조4742억원이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29일까지 9조5474억원으로 16.79% 감소했다. 증권거래세 인하에 따른 거래 활성화 효과 기대가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로 상쇄됐다는 얘기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