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미일 '엇박자' 주목…WP "'美대선 개입' 부인한 푸틴 믿는다는 발언 연상"
"트럼프, 아베까지 반박하며 김정은 감싸…'北미사일' 美日균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미·일 정상회담 후 열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견을 노출한 것과 관련, 외신들은 양측이 "균열"을 보였다며 '온도차'가 있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기간 내내 골프장, 스모 경기장 등에서 스킨십을 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하고 미일 동맹을 강조했지만, 정작 일본이 위협적으로 여기는 북한 문제에서는 자신의 '안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엇박자를 보여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간 북한의 핵실험이 없었다고 내세우면서 "탄도미사일 발사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도 없었다"며 '유엔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에도 견해를 달리한다고 말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일본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한다"면서도 북한 발사체 문제에 대해선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돼 매우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물론 아베 총리까지 직접 반박해 김 위원장을 감쌌다"고 전했다.

이런 발언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미 정보 당국의 결론을 부인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믿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말했던 것을 연상시킨다고 WP는 부연했다.

미 A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북한에 관해 같은 입장이라고 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등 자신의 국가안보보좌관과 아베 총리의 평가와는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고 말했다.

CBS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그의 보좌관들과 반대되는 의견"이라며 "아베 총리 또한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와 아베의 흔들리지 않는 연대가 도쿄에서 일부 균열을 보였다"며 "40분간의 회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발사될 경우 수천 명의 민간인이 숨질 수 있는 북한의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다시 무시했다"고 전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일본에 도달할 능력을 갖춘 미사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심드렁한 발언은 미·일 관계에 대한 잘못된 접근을 나타낸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차 석좌는 "이들 단거리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볼턴 보좌관이 말했을 때 이는 정확한 계산"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여기에서 퇴보한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AFP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주요 위협으로 여기는 일본에서의 논의에서 핵심 주제인 북한 문제에 대해 유화적 목소리를 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